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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핫불도그 Apr 04. 2024

킹 크림슨 10집

완벽한 세 쌍

1984: Three of a Perfect Pair

킹 크림슨의 1980년대 3부작 <Discipline(규율)>, <Beat(박동)>, <Three of a Perfect Pair(완벽한 세 쌍)>는 1970년대 작품들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팝적인 사운드가 엿보이고 더욱 강화된 즉흥 연주와 미니멀리즘적인 접근이 곳곳에 보입니다. 앨범 커버 디자인을 보더라도 빨강 바탕의 회색 매듭, 파랑 바탕의 분홍 음표, 그리고 여기 노랑 바탕의 파란 끈이 있습니다. 세 작품의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최소한의 색상을 부여하여 킹 크림슨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앨범 디자인과 콘셉트

1984년 발표한 삼부작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앨범 <완벽한 세 쌍>은 앨범 뒷면을 봐야 어떻게 세 개의 쌍이 연결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두 개의 쌍은 파랑색, 한 개의 쌍은 크림슨(진홍색)입니다. 각 쌍은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1958~1917)이 주장한 종교생활의 형태를 형상화한 것으로 신성-모독 이분법(성스러움과 세속적인 것이 대치하는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이분법적 대치는 끈의 양끝을 가리키고 있고 이 완벽한 끈 셋이 파랑색과 진홍색으로 접하고 있습니다.

   

수록곡

총 8곡으로 구성된 10집은 좌측(Left Side)과 우측(Right Side)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플립은 "수용할 만한" 팀의 특성이 좌측(다섯 곡)이고 "지나친" 것들이 우측(세 곡)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이 이분법적인 극단은 뒤르켐의 주장에 따르면 선과 악으로 대치되는 관념이 아닙니다. 한쪽이 성스러움이라면 이는 오랜 집단 생활을 통해 형상화되었을 것이고 다른 한쪽은 개인이 이를 내재화시키면서 만든 신념일 것입니다. 이런 철학적인 배경이 묻어 있지만 이전 작품대비 접근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발매 당시 킹 크림슨의 팬들은 너무 팝적으로 흘러가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기까지 하였습니다.


좌측 곡들과 우측 곡들의 디커플링? 제가 보기에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이 앨범은 영국 앨범 차트 30위까지 올랐고 1980년대 킹 크림슨의 건재함과 인기를 증명하였습니다. 킹 크림슨의 1980년대 삼부작은 매스 록(Math Rock)의 기원을 얘기할 때 종종 언급되는 앨범입니다. 즉, 일반적인 리듬대신 여러 박자를 도입하면서 연주의 급작스런 멈춤 또는 속개를 통하여 이전 록 음악의 사운드와 차이를 둡니다. 로버트 프립은 1970년대 초기 작품들에서도 재즈적인 즉흥연주를 지향하였습니다. 킹 크림슨 사운드는 이렇게 계속 진화하였습니다. 이 앨범 발표 후 킹 크림슨은 두 번째 휴지기에 들어갑니다.

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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