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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핫불도그 Jun 15. 2024

데이비드 샌본 (2)

경력 및 주요작

David Sanborn

데이비스 샌본 (사진: Jonathan Chimene)

전편에서 간략하게 재즈사를 빠른 흐름으로 살펴보았습니다. 1960년대 이후 재즈가 감상의 수준을 넘어서는 충격적인 시도를 하게 되는데 프리 및 아방가르드 재즈는 이전의 메인스트림 재즈와 구분되었고 이어서 등장한 재즈 퓨전도 그러했습니다. 음식으로 표현하자면 풍미 깊은 짜장면을 기대했던 재즈 식당의 손님은 주방장 맘대로인 "오늘의짜장"과 "섞어짜장"이란 정체불명의 메뉴를 접하게 된 것입니다.


시대상을 반영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음악. 재즈는 수용성을 바탕으로 다른 장르와의 끊임없는 접촉을 시도하며 맛깔나고 트렌디한 짜장면을 선보였습니다. 1970년대 중반. 짜장 본연의 풍미가 깊지는 않지만 심심한 맛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자극적인 맛도 아닌 신메뉴의 탄생. 이게 바로 스무드 재즈(크로스오버 또는 컨템포러리 재즈)입니다. 이 메뉴의 핵심은 팝, R&B, 소울로 무장한 이웃 식당의 레서피를 적절히 활용한 것입니다.


스무드 재즈를 대표하는 알토이스트가 데이비드 샌본입니다. 비록 그가 스무드 재즈 뮤지션이라는 호칭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만 우리는 그의 연주에서 "스무드 재즈는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른 색소폰 연주자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그의 연주는 1980년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60년이 넘는 연주 활동을 펼친 샌본은 5월 12일 전립선암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78세.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기리며 프로필과 주요작을 정리합니다.


주요 경력

노스웨스턴 및 아이오와 대학에서 수학

알버트 킹, 리틀 밀톤의 백업 뮤지션으로 커리어 시작

1967년 폴 버터필드 블루스 밴드에 참여

1975년 솔로 데뷔작 <Taking Off> 발표

1975년 데이비드 보위의 히트 앨범 <Young Americans>에 참여

1975년 브렉커 브라더즈의 데뷔 앨범 <Brecker Brothers>에 참여

Saturday Night Live Band의 멤버

Late Night with David Letterman에 출연

티브이 쇼 Night Music의 호스트

1980년대 라디오 프로그램 The Jazz Show With David Sanborn 호스트


주요 레코딩

1975년 솔로 데뷔 앨범 <Taking Off>

밥 제임스와의 콜라보 앨범 <Heads>

자코 패스토리어스의 대표곡 “Come On, Come Over”

모세 알리슨 <Your Mind Is On Vacation>

조지 벤슨 <Good King Bad>

폴 사이몬 <Still Crazy After All These Years>

브루스 스프링스틴 <Born To Run>

이글스 <One Of These Nights>

맨해튼 트랜스퍼 <The Manhattan Transfer>

길 에반스 <Priestess>

제임스 테일러 히트곡 “How Sweet It Is (To Be Loved By You)”

1979년 앨범 <Hideaway>와 수록곡 "Seduction”


데이비드 샌본의 위상

악기: 알토 색소폰

장르: 재즈, R&B, 팝을 블랜딩 한 스무드 재즈

데뷔: 1975년 <Taking Off>

성취: 24장의 정규 앨범, 그래미 6회 수상, 골드 8장, 플래티넘 1장

주요 협연 뮤지션: 폴 버터필드, 스티비 원더, 데이비드 보위, 롤링 스톤즈, 폴 사이몬, 제임스 테일러, 에릭 클랩튼, 루더 반드로스, 마이클 브랙커, 잭 디조넷, 빌 프리셀, 찰리 헤이든, 케니 배론, 크리스찬 맥브라이드, 길 에반스, 조지 콜맨, 마커스 밀러, 월리스 로니, ...


재즈 퓨전을 필두로 R&B, 블루스, 팝 등의 영역에서 광폭 주행을 한 샌본은 그에 걸맞게 장르를 대표하는 뮤지션들과 협연하였습니다. 샌본의 색소폰 연주는 도회적이고 이지적인 분위기 그리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을 보여줍니다. 1975년 데뷔를 시작으로 1980년대 주목할만한 작품들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사이드맨에서 스타 뮤지션이 되는 샌본.


그의 주요 앨범 중 몇 장을 간략한 작품 소개와 함께 추천해 드립니다. 샌본의 절정기에 있었던 작품들 위주로 선정을 하였고, 시대순으로 감상하셔도 좋고 마지막에 있는 컴필레이션도 괜찮은 접근입니다.


1집: Taking Off(1975)

5집: Hideaway(1979)

1집은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 퍼커션의 리듬 섹션에 색소폰, 트럼펫, 트롬본 등이 얹어졌고 스트링 섹션이 참여한 작품입니다. 샌본의 알토 색소폰 연주는 R&B, 블루스 등이 배어 있습니다. 알토 색소폰의 높은 음역과 샌본의 스타일이 잘 녹아지면서 독특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5집은 샌본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총 여덟 곡 중 여섯 곡을 작곡하였고 이 앨범은 빌보드 재즈 및 R&B 차트에 동시에 오르면서 인기를 끌었고 스무드 재즈를 대표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8집: Backstreet(1983)

9집: Straight to the Heart(1984)

8집은 빌보드 재즈 앨범 차트 정상에 올랐으며 재즈 베이시스트이자 프로듀서인 마쿠스 밀러가 작곡, 연주(피아노, 베이스, 드럼 등) 그리고 제작에 참여하였습니다. 세션 드러머로 높은 평가를 받는 스티브 갯이 드럼을 맡았고 소울 및 R&B 가수인 루더 반드로스가 백 보컬에 참여합니다.

9집은 1986년 그래미에서 최우스 재즈 퓨전 연주상을 받았습니다. 샌본의 작품에는 참여 뮤지션이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특히 이 앨범에는 브렉커 형제(마이클 브켁커: 테너 색소폰, 랜드 브렉커: 트럼펫)가 참여하여 샌본과의 우정을 과시합니다. 네 명의 보컬이 참여하였고 마쿠스 밀러는 신시사이저, 베이스, 백 보컬 및 제작을 맡아 팔색조의 아름다움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R&B 스타일을 보이는 스무드 재즈 앨범입니다.


10집: Double Vision(1986)

11집: A Change of Heart(1987)

1980년대가 스무드 재즈의 전성기라고 본다면 샌본의 절정기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그의 작품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듣기에 편안하고 도회적이며 보컬이 포함되어 세련됨과 더불어 분위기가 있습니다. 재즈 퓨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일렉트릭 사운드가 과하지 않으며 R&B 등의 차용은 샌본의 작품은 다른 재즈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11집 <더블 비전>은 역시 그 당시 잘나가던 키보디스트이자 작곡가 밥 제임스와의 듀엣 작품입니다. 이 앨범은 샌본의 대표작이기도 하지만 밥 제임스의 대표작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두 아티스트의 합이 잘 맞은 작품으로 에릭 게일(기타), 마쿠스 밀러(베이스), 스티브 갯(드럼), 알 재로(보컬) 등이 작품을 빛내주고 있습니다. 1987년 그래미에서 최우수 재즈 퓨전 퍼포먼스 부문에 선정되었고, 알 재로가 최우수 R&B 보컬 부문의 후보에 올랐습니다.

12집은 약 30명에 육박하는 뮤지션들이 참여하였습니다. 빌보드 200에 진입하였고 R&B 차트 및 컨템포러리 재즈 앨범 차트에도 오르는 등 준수한 성적을 거둔 작품입니다.


Compilation(1975~1999)

위에서 샌본의 주요작 여섯 장을 추천하였습니다. 이 컴필레이션 세트는 추천한 다섯 편을 포함하여 뉴 밀레니엄 이전에 발표한 앨범들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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