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024년 콤보 재즈 앨범

그래미 후보작

by 핫불도그

2025년 2월 2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진행되는 제67회 그래미 시상식. 후보작은 2023년 9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발표된 작품을 기준으로 선정됩니다. 재즈는 총 여섯 개 부문(재즈 퍼포먼스, 재즈 보컬 앨범, 재즈 인스투르멘탈 앨범, 라지 재즈 앙상블 앨범, 라틴 재즈 앨범, 얼터너티브 재즈 앨범)에서 경합을 하며 부문별 다섯 내외의 후보를 선정합니다.


본론으로 이번 그래미의 후보에 오른 최우수 재즈 앨범 다섯 편을 감상합니다.


앰브로스 애킨무시리(피처링 빌 프리셀 & 헬린 라일리): Owl Song

트럼피터이자 작곡가인 앰브로스 애킨무시리(1982~)는 2000년대 중반 재즈신에 등장하여 지금까지 가장 주목받은 재즈 트럼피터 중 한 명입니다. 2011년 블루노트에서 데뷔 앨범을 발표한 이래 수준 높은 작품을 선뵈며 재즈팬들의 인기를 끌었습니다. 현대 트럼펫 재즈를 감상한다면 앰브로스 애킨무시리와 아툰데 아두아(1983~)를 확인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후보작 <아울 송>은 애킨무시리의 논서치 첫 앨범이며 그가 존경하는 기타리스트 빌 프리셀(1951~)과 드러머 헬린 라일리(1957~)를 초대하여 만든 트리오 앨범입니다. 프리셀은 존 스코필드(1951~), 팻 메스니(1954~) 등과 더불어 재즈 기타계의 전면에 있는 선배 뮤지션입니다. 그의 작품은 재즈 퓨전을 중심으로 포크 재즈 및 어메리카나를 담고 있어 다른 기타리스트들과 구분됩니다. 라일리는 윈튼 마살리스가 지휘하는 링컨 센터 재즈 오케스트라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총 8곡 모두 애킨무시리 오리지널이며 타이틀곡은 "아울 송 1", "아울 송 2"로 나뉘는데 올빼미 둥지의 포근하고 적막한 분위기를 묘사하는 것 같습니다.


케니 배론(피처링 키요시 기타가와, 조나단 블레이크, 임마누엘 윌킨스 & 스티브 넬슨): Beyond This Place

81세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활동하는 몇 안되는 재즈 피아니스트들 중 한 명인 케니 배론(1943~)을 알게 된 계기는 스탄 게츠의 1980년대 중후반 앨범들을 통해서였습니다. 게츠의 말년 작품들에는 배론의 피아노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국내에서 배론의 라이선스 LP가 몇 장 발매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의 연주 경력이 60년을 넘는지라 배론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던 시절. 배론은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하였는데 2000년대 이후 마에스트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수작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범위를 좁히면 2010년대에서 지금까지 작품을 통해 나이를 잊은 절정의 기량을 보여줍니다. 후보작은 퀸텟 편성으로 임마누엘 윌킨스(색소폰), 스티브 넬슨(비브라폰), 키요시 기타가와(베이스), 조나단 블레이크(드럼)가 참여하였고 오리지널 7곡(배론: 6, 블레이크: 1)과 스탠더드 3곡을 수록하였습니다.


레크시아 벤자민: Phoenix Reimagined (Live)

뉴욕 출신 알토이스트, 작곡가, 편곡가, 교육자인 레크시아 벤자민(1982~)은 2020년 이후 떠오르는 신인으로 꼽힙니다. 2024년 현재 41세인 그는 2012년 데뷔 앨범 이후 총 네 장의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재즈, 소울, 힙합 등을 기반으로 아방가르드, 모달, 클래식 재즈 등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을 최근에서야 접했는데, 2020년 3집 <The Coltranes(콜트레인씨들)>에서 재즈 거장 존 콜트레인과 그의 동반자이자 연주자인 앨리스 콜트레인을 추앙합니다. 3집으로 그의 이름이 더욱 알려진 뒤 팬데믹은 계속 됩니다. 2023년 1월 발표한 4집 <Phoenix(피닉스)>는 코로나가 야기한 팬데믹이 탈출구를 찾는 시점 전후 및 그 과정을 고찰합니다. 앨범명이 COVID-19를 상징합니다. 이후의 상황은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지 않습니다. 또한 2020년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통해 사회적 이슈를 조명합니다. 폭동, 총기사고, 인종차별, 시위, 여기에 벤자민이 성장한 곳에서 형성된 자아와 가치관을 음악에 투영합니다. 편성은 셉텟이며 다이안 리브스, 에인 쇼터 등이 게스트로 참여하였습니다. 사진의 후보작은 4집 <피닉스>의 라이브 버전으로 신곡 네 곡을 포함하여 2024년 3월 스튜디오에서 녹음되었습니다.


칙 코리아 & 벨라 플렉: Remembrance 위너

재즈 퓨전을 이끌었고 타계하기 전까지 라틴 재즈 나아가 재즈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피아니스트 칙 코리아(1941~2021). 재즈, 포크, 블루그래스, 월드 뮤직,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활동하는 반조이스트 벨라 플렉(1958~). 두 거장의 첫 듀오작은 2007년 앨범 <The Enchantment(마법)>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후 2015년 라이브 앨범 <Two(둘)>를 발표하였고 2019년 마지막 투어 공연을 하게 됩니다. 후보작 <Remembrance(추모)>는 당시 투어 공연 녹음과 이후 팬데믹 기간에 녹음한 곡들을 모아 2024년 5월 발표한 앨범입니다. 코리아가 2021년 2월 희귀성 암으로 사망한 지 3년이 되어갑니다. 그의 사후 앨범이 된 앨범의 커버 디자인은 민들레(반조와 피아노 건반을 조합)와 홀씨가 날아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데 쓸쓸하기까지 합니다. 총 14곡이며 타이틀곡을 중앙에 배치하였고 다섯 곡의 소품이 "즉흥곡 I~V"로 실려 있습니다. 플렉의 반조는 클래식적 요소가 묻어나는데 "스카를라티 소나타"에서는 코리아와 플렉의 클래식적 어법이 새롭습니다. 전체적으로 힘들이지 않고 균형감 있는 연주가 돋보입니다.


설리반 포트너: Solo Game

1986년 생인 포트너는 2010~17년 트럼피터 로이 하그루브 퀸텟에서 활동하였습니다. 이 콤보에 있는 동안 그의 연주력은 성장하였고 30대에 접어들면서 다운비트 등을 통해 떠오르는 피아니스트 및 편곡자로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현대 재즈 피아노를 이끄는 뮤지션들로는 비제이 아이여(1971~), 제이슨 모란(1975~) 등이 있는데 포트너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후보작 <솔로 게임>에서 포트너는 건반악기(피아노, 해몬드 B3, 펜더 로즈, 첼레스타), 타악기(바이브, 카리용, 드럼 세트, 퍼커션, 트라이앵글, 핸드쉐이커, 손뼉), 그리고 이펙터(보코더)를 활용하여 자신의 역량을 드러냅니다. 스티비 원더 곡 포함 스탠더드와 송북 그리고 오리지널로 구성된 총 18곡 중 두 곡에 세실 맥로린 살반트가 보컬을 담당합니다. CD1(솔로)에서는 스탠더드 중심의 우아한 연주를 CD2(게임)에서는 오리지널을 중심으로 즉흥적이며 실험적인 연주를 시도합니다. 한편 포트너는 그래미 보컬 재즈 앨범 후보작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커트 엘링과 설리반 포트너의 듀오작 <Wildflowers Vol. 1>

사마라 조이의 크리스마스 캐롤 <A Joyful Holiday>

핫불도그

keyword
이전 01화2024년 보컬 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