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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ep & Ad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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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핫불도그

나의 아저씨

나의 아저씨 포스터(출처: tvN)

2018년 3~5월 tvN에서 방영된 <나의 아저씨> 포스터입니다. '밥 좀 사주죠'에서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까지 매회 명대사를 만들어낸 두 주인공의 상호치유 및 내력증강 드라마. 주인공인 건축구조기술사 박동훈은 고인이 된 배우 이선균이 연기하였는데 직장 내 아저씨들의 모습을 담백하지만 강렬하게 연기했습니다. 동훈이 다니는 회사에서 영수증 정리 등의 잡무를 하는 소외된 파견직 이지안은 배우 이지은(아이유)이 연기하였고 동훈과 지안의 인간적 연결은 우리 주변에 있는 아저씨들에 대한 모습을 전복시켰습니다.

모든 배우의 출중한 연기를 바탕으로 울림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 이 드라마의 화룡정점으로 OST의 "Adult(어른)"을 꼽고자 합니다.


라디오헤드

영국 록 밴드 라디오헤드의 1993년 데뷔 앨범 <Pablo Honey>입니다. 여기에 두 번째 수록곡 "Creep"이 있습니다. 제목은 '기어다니는 것' 또는 '하찮은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반전이 있습니다.

똘아이 또는 너드라고 할 수 있는 남자가 특별한 여자를 레코드 숍에서 마추칩니다. 남자가 숍을 떠난 후 여자는 이 남자를 찾아 달려갑니다. 이 대목에서 나오는 기타 아르페지오와 파워 코드 전개가 매력적입니다.


Creep...Adult

출처: tvN

<나의 아저씨>에서 지안은 동훈의 "상처받은 아이들은 너무 일찍 커버려. 그게 보여. 그래서 불쌍해"라는 대화를 도청합니다. 또한 지안을 죽도록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사채업자 광일과 한판 붙으며 내뱉는 동훈의 말. "나 같아도 죽여. 내 식구 패는 새끼들은 다 죽여!"를 듣게 된 지안. 레시바 너머로 격투 소리와 "어른"이 오버랩되다가 곡 후반 아르페지오 연주와 파워 코드 전개로 절정에 다다르면서 지안은 오열합니다. 이지은의 눈물 연기는 어느 드라마에서나 빛을 발합니다. 2013년 <최고다 이순신>을 시작으로 2018년 <나의 아저씨>를 거쳐 2025년 <폭싹 속았수다>에 이르기까지.


<나의 아저씨>에서는 평행선상에 있는 두 주인공이 서로를 알게되고 교차하는 지점에서 항상 "어른"의 기타 연주가 불을 뿜습니다. 손디아의 보컬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파블로 허니>의 "크립"에서는 고귀한 여자가 괴짜인 남자를 찾아 달려가는 장면에서 조니 그린우드의 기타 연주가 빛납니다. 톰 요크의 보컬도 마찬가지죠. 이렇게 "어른"과 "크립"은 기타 아르페지오 연주로 극적 감정을 고조시키며 우리의 마음을 휘젓습니다.

사그러들지 않는 여운. 그 슬픈 아름다움이란!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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