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블라 벨스와 엑소시스트
2024년 5월 19일 팻 메스니의 솔로작을 소개한 글 중 일부입니다.
1979년 발표한 팻 메스니의 솔로 3집입니다. 녹음은 1978년 노르웨이 오슬로 탤런트 스튜디오에서 진행했습니다. 전곡 메스니 작곡, 메스니 연주입니다. 오버 더빙으로 다섯 가지 악기를 연주했지만 대충 들으면 재즈 앙상블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기타리스트로서 이런 오버 더빙 방식으로 음을 쌓아나간 영국 뮤지션으로 마이크 올드필드가 있습니다. 1973년 발표한 데뷔 앨범 <튜블라 벨스>가 대표적인 예인데 당시 올드필드의 나이는 19세였습니다. 프로그레시브 록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아주 멋진 작품입니다.
마이크 올드필드와 그의 대표작 <Tubular Bells>는 동의어라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올드필드가 센세이셔널한 데뷔작을 발표한 후 지금까지 튜블라 벨스 시리즈를 다음과 같이 발표하였습니다.
1973년 데뷔 앨범 <튜블라 벨스>
1992년 15집 <튜블라 벨스 II>
1998년 18집 <튜블라 벨스 III>
1999년 20집 <밀레니엄 벨>
2003년 22집 <튜블라 벨스 2003>
여기에 위의 사진과 같은 기념반이 추가되고 재발매 앨범이 발표되면서 올드필드의 '튜블라 벨 세계관'은 무한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앨범명이자 그의 대표작인 튜블라 벨은 어떤 악기일까요? 튜블라 벨은 튜브로 만든 종이란 의미이며 다양한 길이의 금속관을 배치하여 소리를 냅니다. 차임 벨이라고도 부릅니다. 마이크 올드필드의 데뷔 앨범 <Tubular Bells>는 1973년 5월에 발매되었고 초기 판매량은 시원치 않았습니다만 핵폭탄급 반전이 있게 됩니다.
1973년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된 영화 <The Exorcist(퇴마사)>를 기점으로 앨범 판매는 급증하게 됩니다. 여자 아이의 몸에 있는 악마의 존재. 몸을 뒤집어 네 발로 걷는 아이의 충격적인 모습. 긴장감이 고조되는 순간 마이크 올드필드의 연주곡이 긴장감을 극한으로 몰아부칩니다.
앨범 <튜블라 벨스>는 단 두 곡의 연주곡 "Tubular Bells, Part 1"과 "Tubular Bells, Part 2"로 구성됩니다. 두 곡은 올드필드의 짜임새 있는 악기 편성과 악기들의 순차적 전개, 그리고 여러 악기의 오버 더빙을 통해 매우 풍부하며 실험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는 프로그레시브 록의 걸작이 됩니다.
1953년 영국 벅쇼어에 태어난 올드필드는 다악기 연주자로 보컬 포함 기타, 만돌린, 베이스, 키보드, 퍼커션 등을 연주합니다. 장르는 프로그레시브 록을 필두로 포크, 뉴에이지, 앰비언드, 월드 뮤직 등입니다. 앨범은 대부분 그의 연주를 중심으로 게스트 뮤지션의 비중 있는 역할이 배가되며 완성도 있는 작품이 만들어집니다. 또한 누나 샐리와 형인 테리가 참여하곤 하여 작품을 빛내 줍니다.
특히 뛰어난 보컬리스트가 참여하여 앨범을 돋보이게 한 예를 든다면 이렇습니다.
1975년 <Ommadawn>: "Ommadawan Part I", "Ommadawan Part I" 의 샐리 올드필드
1982년 <Five Miles Out>: "Family Man"의 매기 라일리
1983년 <Crises>: "Moonlight Shadow"의 매기 라일리
1987년 앨범 <Islands>: "Islands"의 보니 타일러
여기서 곡 "Moonlight Shadow"는 국내에 가장 많이 알려진 올드필드의 싱글이 될 것 같습니다. 1983년 럭키 페리오 치약의 CF에 삽입되어 더욱 인기를 끌었습니다.
올드필드는 2023년 부로 음악 활동을 접었습니다. 그의 작품을 감상한다면 1970~80년대 작품들을 순차적으로 만나보시길 권장합니다. 물론 맨 처음 픽하게 되는 데뷔 앨범이 정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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