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페퍼(1925~1982)
아트 페퍼 (사진: Jan Persson/CTS Images)재즈 색소포니스트 마지막 글로 아트 페퍼 편입니다. 그의 작품 하나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윈터 문(Winter Moon)
새벽녘 동네를 한바퀴 돌려고 집을 나서면 하늘 저편에 초승달이 떠있습니다. 세상은 조용히 잠들어 있는데 작은 조각 달만이 힘들게 세상을 밝히고 있습니다.
아트 페퍼의 1981년 앨범 <윈터 문>은 그런 느낌을 줍니다. 앨범 커버 사진은 차분한 저녁 노을 위에 떠있는 하얀 겨울 달을 보여줍니다.
작품 또한 현악 파트의 참여로 특유의 유려함과 더블어 외로움 또는 적막감이 밀려옵니다.
페퍼의 연주는 찌든 몸과 예술적 영감이 뒤엉킨 채 힘빼고 혼신을 다하는 연주를 보여줍니다.
쳇 베이커, 스탄 게츠, 제리 멀리건, 폴 데스몬드, 아트 페퍼
공통점이 뭘까요?
모두 미국 서부 태평양 연안을 중심으로 활동한 혼 연주자들입니다. 또한 연주 경력에 치명상을 입힌 마약에 찌들어 개고생한 이력이 있습니다.
한편 동부 대서양 연안으로 가면 재즈 역사에 획을 긋게되는 아프로 어메리칸 뮤지션들이 이들과 다른 방식의 연주를 제시합니다.
전자의 재즈를 편의상 웨스트코스트 재즈 혹은 쿨 재즈라고 부릅니다. 후자는 이스트코스트 재즈 또는 밥이라고도 합니다.
재즈를 들으려고 하는데...
'대체 이 사람은 어느 장르야?'라고 질문할 수 있습니다만 음악적 형식과 범주에 너무 신경쓰지 마시길 바랍니다.
음악 감상에 정답은 없습니다.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
다만 아는만큼 들릴 것이고 재즈 주변을 잘 둘러보면 연주자와 음악이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재즈와 더욱 가까워지는 순간, 님들이 귀가 골든 이어로 변하는 마술이 펼쳐집니다.
태평양 연안 서부 지역은 캘리포니아 클럽을 중심으로 재즈가 발전합니다. 많은 연주자들이 백인이다 보니 특유의 정적임, 우수, 약간의 지적인 부스러기, 덜 끈적이는 흐느적거림, 클래식과 유사한 음조 등이 연주에서 묻어납니다.
아트 페퍼는 서부를 대표하는 알토 색소폰 주자이고 가끔 클라리넷도 부는 스타일리스트입니다.
색소폰은 바리톤, 알토, 테너, 소프라노로 구분되며 테너 주자가 대부분이고 알토가 그다음 바리톤이나 소프라노는 소수입니다. 소프라노는 멀티플레이어들이 서브 악기로 사용하는 편입니다.
여기서 잠깐! 1990년대 소프라노 색소포니스트인 케니 G 돌풍이 국내에 있었습니다. 그당시 재즈냐 아니냐로 논란 아닌 논란이 있었습니다. 케니 G는 재즈(클래식) 악기인 소프라노 색소폰을 잘 부는 대중적이고도 로맨틱한 연주자 또는 스무드 재즈 연주자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페퍼의 본 앨범은 그의 여느 작품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도 언급했듯이 오랫동안 생각하고 준비한 페퍼의 또다른 면모를 엿볼 수 있습니다. 사진 속의 모습처럼 인생의 때가 묻은 그러나 평온함이 느껴지는 연주에서 저 자신도 인생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그는 55세에 윈터 문을 발표하고 이듬해인 1982년 세상과 작별합니다.
마치 윈터문의 꼬리를 따라 가듯이 그렇게...
감상에 참조할 수 있는 주요작을 소개합니다.
주요작
1952: A Night at the Surf Club, Vol. 1, 2
1956: Playboys
1956~1957: Chet Baker & Art Pepper: Complete Recordings
1957: Art Pepper Meets the Rhythm Section, The Art of Pepper, Vol. 3
1959: Art Pepper Plus Eleven
1960: Intensity, Smack Up
1977: No Limit, Live at the Vanguard, Vols. 1-4
1978~1982: The Complete Galaxy Recordings
1980: Straight Life, Winter Moon
1982: Goin' Home
후추 부부: 아트와 로리틴에이지 시절 스탄 켄톤 오케스트라에서 이름을 알린 페퍼는 1952년 26세에 다운비트 독자 선정 최고의 알토이스트로 선정됩니다. 마약 중독 그리고 투옥 등으로 프로 경력은 롤러코스트의 연장이었지만 1950년대 후반을 거쳐 1960년대 초까지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며 명작을 빚어 냅니다. 페퍼의 경력이 여러번 단절되었는데 1960년대 후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캘리포니아 소재 시나논에서 마약 중독 치료를 받았고 배우자이자 매니저인 로리 페퍼의 도움으로 1975년부터 좋은 작품을 발표합니다. 이후 자신의 밴드를 만들어 유럽 및 일본 투어 공연을 합니다. 페퍼는 1982년 56세로 영면하기까지 활동하였습니다.
페퍼의 작품은 스튜디오, 라이브, 그리고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위에 몇 장의 사진이 있습니다만 1950년대 후반기 그의 명연을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실황으로는 빌리지 뱅가드에서 요일별로 녹음한 앨범이 있는데 4권짜리 컴필레이션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페퍼가 재활을 하면서 말년에 녹음한 곡들은 갤럭시 레코딩을 참조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또한 쳇 베이커와 아트 페퍼, 두 햄섬의 만남이 이루어낸 레코딩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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