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에서의 플루트
플루트의 어원은 라틴어로 '불다'이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러 나라의 음악에 사용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금과 소금이 이에 해당합나다. 14세기에 플루트라는 단어가 정립됐고 주로 클래시컬 뮤직에서 사용하는 목관악기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 플루트가 랙타임과 전통재즈 형성기를 거쳐 1950년대에 이르면 재즈를 구성하는 악기가 됩니다.
재즈에서의 관악기, 혼, 그리고 리드
색소폰, 트럼펫, 트롬본, 클라리넷, 오보에, 플루트... 재즈에 사용되는 악기들입니다. 트럼펫, 트롬본은 금관악기, 클라리넷, 플루트, 색소폰은 목관악기입니다. 재즈의 악기편성은 금관악기 혹은 목관악기로 구분하기보다는 혼(horn)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즉, 위에 열거된 모든 악기를 혼이라고 부르며 이들의 모임을 혼 섹션이라고 합니다. 혼 섹션과 마주하고 있는 악기의 모임이 리듬 섹션으로 피아노, 오르간, 베이스, 드럼, 퍼커션 등으로 구성됩니다. 이 두 섹션 사이에 존재하는 악기가 보컬과 기타입니다. 한편 클라리넷, 오보에, 색소폰은 리드(reed)를 물고 소리를 내기때문에 재즈에서는 이 두악기를 리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설명과 같이 관악기들은 소리를 내는 방식과 운지법이 유사하여 재즈에서는 색소폰 포함 여러 악기를 다루는 멀티인스트루멘틀리스트들을 볼 수 있습니다. 플루트는 다악기 연주자들이 사용하는 악기들 중 하나입니다. 색소폰과 트럼펫이 만드는 음 혹은 클라리넷이나 오보에의 소리와는 대조를 이루며 색다른 사운드를 만듭니다.
이번 글은 대표적인 플루트 연주자 10인을 소개해 드리는 시간입니다. 이들 중 멀티플레이어도 있고 플루트만을 전문으로 하는 연주자도 있습니다. 아티스트별 소개와 더불어 감상에 참고할 수 있는 주요작들을 선정하였습니다. 마음에 와닿는 작품과 함께 즐거운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재즈 플루티스트 10인
Yusef Lateef 유셉 라티프(1920~2013)
라티프는 재즈사에 있어 에릭 돌피, 롤랜드 커크 등과 더불어 손꼽히는 다악기 연주자입니다. 그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슬람교인입니다. 메인 악기는 테너 색소폰과 플루트이며, 오보에, 바순, 동양악기 등을 작품에 사용합니다. 월드 뮤직이 장르 또는 일반적인 용어로 뿌리내리기 전에 이미 재즈에 동양음악을 접목하였고 이를 시도한 인물입니다. 그는 1950년대에 최고의 플루티스트였으며 1955년 데뷔 앨범을 녹음하였고 1960년대 초반 캐논볼 애덜리 섹스텟의 멤버로 활동하였습니다. 2013년 93세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많은 작품을 발표한 그의 음반들 중 몇 장을 추천합니다.
1957: Jazz Mood, Jazz and the Sounds of Nature
1960: The Three Faces of Yusef Lateef
1961: Eastern Sounds
1964: Live at Pep's
1976: The Doctor Is In & Out
Bobby Jasper 바비 재스퍼(1926~1963)
벨기에 리에주에서 태어난 재스퍼는 어릴적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배웠고 1950년 파리로 이주하여 테너 색소폰과 플루트로 프로 활동을 시작합니다. 이후 파리에서 연주하던 미국 피아니스트 겸 보컬리스트 블라섬 디어리를 만나 결혼합니다. 디어리를 여성 보컬 편에서 소개를 해 드렸습니다만 그는 매우 뛰어난 감각의 피아니스트입니다. 디어리 또한 자신을 노래하는 피아니스트라 칭하였습니다. 재스퍼는 유럽 활동과 경험을 토대로 1956년 미국으로 진출합니다. 1950년대 후반 절정의 기량을 보인 그는 1963년 37세에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작품이 많지는 않으나 프레스티지를 통해 발표한 수작들이 있습니다. 아래 목록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마일즈 데이비스 섹스텟의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알린 윈튼 켈리가 1959년 발표한 <켈리 블루>에 재스퍼가 플루트를 연주합니다.
1956: Clarinescapade
1957: Flute Flight, Flute Soufflé
1959: Kelly Blue (윈튼 켈리 앨범)
Eric Dolphy 에릭 돌피(1928~1964)
위에서 소개한 유셉 라티프 이후 가장 뛰어난 멀티플레이어이자 프리 재즈를 대표하는 아티스트가 돌피입니다. 그가 연주하는 악기들은 알토 색소폰, 베이스 클라리넷, 그리고 플루트입니다. 여기에 다른 음역대의 색소폰과 클라리넷은 물론 피콜로도 연주합니다. 돌피는 프리 재즈, 아방가르드 재즈, 포스트밥, 서드스트림 등 1964년 36세의 나이로 타계하기까지 재즈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습니다. 아래 추천작을 통해 그 흔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60: Outward Bound, Out There, Far Cry
1963: Iron Man
1964: Out to Lunch!
또한 그의 협연작도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군요.
Sam Most 샘 모스트(1930~2013)
1930년 뉴저지주 아틀란틱 생인 모스트는 플루트, 클라리넷, 테너 색소폰을 다루는 다악기 연주자입니다. 그는 재즈사에 있어 플루트에 관한 한 가장 뛰어난 최초의 연주자로 꼽힙니다. 1948년 토미 도시 악단에서 연주하며 프로 경력을 쌓았고 1953년 데뷔 앨범 이후 1950년대 일련의 주요작을 발표합니다. 레코딩 측면에서는 위에 소개한 유셉 라티프 및 바비 재스퍼보다 앞섭니다.
1955: The Herbie Mann-Sam Most Quintet
1976: Mostly Flute, Flute Flight
1978: From the Attic of My Mind
1979: Flute Talk
Herbie Mann 허비 맨(1930~2003)
맨은 테너 색소폰, 클라리넷, 플루트를 다루었지만 점진적으로 플루트에 천착함으로써 플루트를 대표하는 재즈 뮤지션이 된 인물입니다. 1960년대 재즈 작품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1970년대에는 스무드 재즈, 디스코, 월드 뮤직 등으로 작품 세계를 확대하며 대중적으로 어필하였습니다.
1957: Flute Flight, Hi Flutin', Flute Souffle
1959: Flautista! Herbie Mann Plays Afro-Cuban Jazz
1960: Flute, Brass, Vibes and Percussion
1961: At the Village Gate
1963: Live at Newport
1968: Mann: Concerto Grosso in D Blues
1972: Hold on, I'm Comin'
Hubert Laws 휴버트 로스(1939~)
1960년대 중반부터 활동한 로스는 2023년 현재 60년에 가까운 커리어를 자랑합니다. 그가 다른 뮤지션들과 대별되는 것은 재즈와 클래식을 같이 연주한다는 것입니다. 줄리어드 장학생으로 플루트를 공부한 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단원이었고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4년간 활동하였습니다. 로스는 또한 R&B, 팝, 브로드웨이 뮤지컬 등 여타 장르로의 이동도 자연스럽습니다. 그는 재즈사를 통털어 손꼽히는 플루티스트들 중 한 명입니다. 작품 측면에서는 사이드맨으로 수많은 재즈 아티스트들의 작품에 참여하였으며 리더작은 CTI에서 발표한 앨범들이 뛰어납니다.
1971: Afro-Classic
1972: Wild Flower, Morning Star
1973: Carnegie Hall
1974: In the Beginning
Roland Kirk 롤랜드 커크(1935~1977)
커크는 뛰어난 다악기 연주자로 에릭 돌피 이후 플루트 연주법을 혁신한 뮤지션이기도 합니다. 그의 무대연출은 놀랍기만 합니다. 세 대의 색소폰을 목에 걸고 동시에 연주합니다. 소울 재즈와 하드밥 스타일의 연주가 중심이지만 재즈사를 관통하는 다양한 스타일과 클래식에 대한 이해는 프로그레시브 록계의 플루트 달인인 제스로 털의 이안 앤더슨, 록 역사상 최고의 기타리스트인 지미 핸드릭스, 록과 재즈를 포함 수많은 장르를 넘나드는 기타리스트 겸 보컬의 프랑크 자파 등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커크의 음악적 재능은 스티비 원더(1950~)를 떠올리게 합니다. 신이 있다면 이들은 앞을 못보는 대신 음악적 혜안을 얻었고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1961: Kirk's Work, We Free Kings
1962: Domino
1964: I Talk with the Spirits
1965: Rip, Rig and Panic
1972: I, Eye, Aye: Live at the Montreux Jazz Festival, 1972
1973: Bright Moments
1975~1976: The Return of the 5000 Lb. Man
Joe Farrell 조 패럴(1937~1986)
색소폰, 플루트, 오보에를 주로 연주하는 패럴은 칙 코리아의 퓨전 밴드 리턴 투 포에버(RTF)에서 이름을 날린 다악기 연주자입니다. 또한 RTF 해산 이후 칙 코리아의 앨범에도 참여하였고 1970년대에 팝, 록, R&B 뮤지션들의 사이드맨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샘 모스트와 1979년 <Flute Talk(플루트 대화)>을 공동 발표하였고 1985년 RTF에서 같이 활동했던 아이르뚜 모레이라, 플로라 쁘링 부부와 <Three-Way Mirror(세 방향 거울)>를 녹음 후 8개월 뒤 타계합니다. 아래 앨범들을 감상에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1970: Joe Farrell Quartet
1971: Outback
1979: Sonic Text
1983: Vim 'n' Vigor
1985: Three-Way Mirror
Bennie Maupin 베니 모핀(1940~)
현존하는 모핀은 색소폰, 클라리넷, 플루트로 퓨전 장르에서 이름을 알린 뮤지션입니다. 그와 관련된 대표적인 아티스트는 마일즈 데이비스와 허비 행콕입니다. 데이비스가 제시한 재즈 퓨전의 서막 <비치스 브루(재즈짱들의 향연)>, <잭 존슨(프로 복서 존슨)>, <온 더 코너(구석에서)> 등에 참여하였고, 행콕이 이끈 퓨전 밴드 므완디시 섹스텟(므완디시: 허비 행콕을 지칭, 작곡가라는 뜻의 스와힐리어)과 헤드헌터스에서 활동하였습니다. 모핀은 1970년대 이후 당대를 대표하는 뮤지션들의 사이드맨으로 수백장의 앨범에 이름을 남겼고 리더작은 몇 장 안되지만 모두 명연입니다. 특히 2022년에는 선배 플루티스트 유셉 라티프를 추모하며 다섯 악장으로 구성된 앨범 <형제 유셉을 위한 교향시>를 발표하였습니다.
1974: The Jewel in the Lotus
1998: Driving While Black
2003~2006: Penumbra
2022: Symphonic Tone Poem for Brother Yusef
Bobbi Humphrey 바비 험프리(1950~)
험프리는 1971년 블루노트와 계약한 최초의 여성 연주자입니다. 플루트와 보컬을 통해 퓨전, 펑크 나아가 팝적인 사운드의 스무드 재즈를 들려줍니다. 고등학교 때 플루트를 잡았고 위대한 비밥 플레이어 디지 질레스피의 권유로 프로 연주자의 길로 들어섭니다. 1970년대 초 대선배 허비 맨과 공연하였고 리 모건의 앨범에 참여하였습니다. 이후 모건은 험프리 데뷔 앨범에서 트럼펫을 연주합니다. 험프리는 1970년대 후반 뮤지션 매니지먼트 및 출판사업으로 업을 바꾸었고 이후 몇 장의 앨범을 더 발표하였습니다. 아래는 그의 주요작으로 특히 1973년 <Blacks & Blues>를 감상에 참고하세요.
1972: Dig This!
1973: Blacks & Blues
1974: Satin Doll
1975: Fancy Dancer
1989: City Beat
핫불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