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짝반짝 빛나는 Feb 27. 2022

빛이 그냥 올까?

놀이터에서 참새를 보고... 아들의 글



2021.12.반짝반짝 빛나는 1호


제목:  빛이 그냥 올까?

빛이 그냥 올까?
그 고난을  겪어 내야 이렇게 빛을 얻을 수 있다.
모든 건 다 천적이 있다.
세상이 세상을 잡아먹고,
세상이 세상을 잡아먹고,
이렇게 세상이 변해 가면서
우리가 그 고난을 이겨 내야지 빛을 얻을 수 있다.



큰 아이와 도서관을 갔다.

 집으로 오는 길에 발길을 돌려 사야 할 것이 생각났다.


왔던 길을 다시 가면 아이가 힘들어할 것 같아서

이웃 아파트 놀이터에 잠시 놀라고 하고

허겁지겁 나 혼자 뛰어 다녀왔다.

.

.

.

나의  염려와달리

아이는 놀이터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느긋하게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고 있었다.


엄마도 없고 친구도 없고 외롭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응 괜찮았어. 엄마!

그런데, 아까 참새가 날아가는 거 보고

내가 든 생각이 있는데 한번 들어볼래?''

라고 위의 글을 이야기해줬다.



''날아가는  참새를 보면서  참 자유롭겠다. 부럽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야!  저 참새를 더 큰 새가 잡아먹고 더  새는 더 큰 동물잡아먹겠지.  불쌍해.''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다.



''엄마, 동물들은  서로 잡아먹고 먹히고 

우리 사람들까지도 동물을 잡아먹잖아ㅜㅜ 

엄청 속상하고 억울하겠다! 그렇지?

그러고 보니 서로 안 잡아먹는 건 우리 사람들 뿐이네...''


사진출처:픽사베이



그날 밤,

남편에게 아이 이야기를 말해줬더니

초등학교 1학년이  해맑은 생각만해도 좋을 텐데,

벌써 이런 생각까지 한다니...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나는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이 세상이 더 무섭다.

아이에겐 미처 말하지 못했지만

동물들의 생태계보다

우리 사람 사는 세상이 더 잔인하고

무섭다는 것을

아이도 언젠간 알게 되겠지...



우리 아이가 자랄 세상은 지금보다 더 아름답길...

우리가 함께 살아갈 이 세상도,

사람들이 동물들에게 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도,

그리고

자연과 상생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과 행동도...


매거진의 이전글 아빠 할아버지 돼서 돈 못 벌면, 그땐 어떻게 살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