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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에서 B까지의 길

by 긴기다림

A에서 출발하여 B까지 갈 경우 최단 경로가 있습니다. 최단 경로로 간다는 것은 다른 길로 접어들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목표하는 것이 B라면 시행착오 없이 B에 도달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일은 실제로 별로 없습니다. 있다고 해도 큰 가치가 있지 않습니다. 단번에 성공한다는 것은 단순한 경로일 확률이 높습니다. 작은 성공의 의미는 있겠지만 자체만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습니다.


A에서 B로 가는 길의 중간 지점 1, 2, 3을 가정해 봅니다. 2를 지나면 최단 거리로 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1, 3을 지나면 돌아가게 됩니다. 2를 지나서 한 번에 B에 도착한다면 쉽게 성공해서 기쁠 수 있으나 1, 3을 지날 때의 경험은 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배웁니다. 성공 경험보다 실패 경험, 시행착오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웁니다. 한 번에 성공하면 여러 가지 궁리를 하지 않습니다. 안 되는 구간이 있어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궁리를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험들이 쌓입니다.

A에서 B로 가려할 때는 중간 지점 1, 2, 3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길이 맞는지 가늠이 안됩니다. 1로도, 3으로도 가 보고 막혀 있는 것을 확인하고 2의 경로를 찾습니다. 이러면서 1과 3이라는 다른 길을 경험하게 됩니다. 여러 경로를 거쳐 B에 도착합니다. B에 도착해서 A를 보면 1, 2, 3의 길이 보입니다. 1과 3도 의미 있는 경로지만 2의 경로가 가장 적합한 것을 알게 됩니다.


A에서 B로 가려할 때 보이지 않는 길에 불안해합니다. 제대로 길을 찾을지 걱정입니다. 불안과 걱정에 의지가 꺾이면 A와 B 사이의 다리를 찾을 수 없습니다. B로 가는 다리가 있다는 것을 확신해야 합니다. 마치 B에서 A를 바라보면 1, 2, 3이 보이듯이 말입니다. A에서 B로 가려고 하지만 B에서 A를 바라본다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중간에 1, 3을 만난다 해도 B에서 A를 바라본다는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출발지에서 도착지를 바라보면 경로가 보이지 않지만 도착지에서 출발지를 보면 지나온 길이 선명히 보입니다. 출발지에서는 도착지까지의 길이 없을 수 있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출발지가 있고 도착지가 있다면 반드시 길이 있음을 확신해야 합니다. 마치 도착지에서 출발지를 돌아보면 걸어왔던 경로가 선명히 보이듯이 말입니다.


출발지에서 도착지를 바라보는 것과 도착지에서 출발지를 바라보는 것의 차이는 경로가 있고 없고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경로를 밟았던 경험이 있는지 없는지의 차이입니다.


경험을 통해 확인해야지만 그것을 믿는다면 A와 B의 경로상에서 멈추게 됩니다. 경로가 있다는 것과 최적의 경로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해야 합니다.


두 점이 있다면 그 두 점을 이을 수 있는 선은 존재합니다. 직선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두 점을 이어주는 선은 우리를 목적지로 안내합니다. 직선과 곡선이 쌓이며 나의 삶에 많은 길이 놓입니다.

목적지가 정해지면 출발지에서 목적지가 아니라 목적지에서 출발점을 본다는 마음으로 발을 떼야합니다. 언제나 새로운 출발은 가슴 뛰게 합니다. 오늘도 가슴 뛰는 출발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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