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작가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활자로 접한 소식에 믿어지지 않았지만 이내 마음속에 자긍심이 솟아났습니다.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에 ‘채식주의자’라는 책을 접했습니다. 여러 해석과 감상평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느낌의 소설로 흥미 있게 읽었습니다. 한참이 지나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4.3 항쟁에 관한 책인지 모르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50쪽을 남기고 읽기를 멈췄습니다. 마음을 감당하기 어려워서입니다. 그렇게 접어두었던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최조,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금 전쟁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은 데 잔치하자고 기자 인터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말에서 어른스럽고도 깊은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대단하다는 생각을 거듭합니다.
이 소식은 서점을 들썩이게 했습니다. 많은 서점이 오픈런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릅니다. 주문이 평소보다 3400배 폭주했다고 합니다. 도쿄 서점에서 ‘한강’ 코너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서점에서 ‘한강’ 작가님 책을 구매했다는 인증샷이 쇄도합니다. 그러다 시선이 멈췄습니다. 예스24가 상한가를 쳤다는 소식입니다.
세계 경제위기 시 S&P 500 기준으로 폭락을 살펴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57%, 2020년 코로나 때 34% 대부분의 폭락도 30% 전・후입니다. 30% 정도의 급락은 역사적으로 큰 위기가 있을 때 일어납니다. 이럴 때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매도하고 장을 떠납니다. 야수의 심장을 가진 사람만이 모두가 떠난 장에서 고독한 매수를 합니다. 일시적으로 매수했어도 오래 버티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에 예스24 주식이 상한가를 쳤습니다. 하루에 30%가 올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살 것이고 이로 인해 관련 주식이 오를 것을 예상하여 예스24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매수가 매수를 불러 결국, 상한가에 이릅니다. 이 상황에서 내가 만일 예스24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어떨지 생각해 봤습니다.
추가 매수를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예스24 자체의 가치가 상승한 것이 아니라 외부요인에 의한 일시적 매출 증가이기에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것입니다. 물론 강한 모멘텀이 들어왔기에 모멘텀이 언제까지 지속되느냐가 관건일 수 있습니다. 이것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저라면 추가 매수는 안 하고 분할 매수를 하든 전량 매수를 하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하루에 30% 정도의 수익이라면 3년에 10% 정도의 수익을 낸 것과 같습니다. 물론 복리 계산은 아닙니다. 이 정도의 수익이라면 어떤 투자보다도 압도적인 수익률입니다. 한 방에 높은 수익을 얻었으니 이 정도에서 만족하고 수익을 확정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더 높은 수익률에 베팅하여 더 가지고 갈 수도 있지만 리스크를 감수해야 합니다. 리스크에 관한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만족의 적정성에 대한 원칙을 깰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1년에 5% 이상이면 만족하는데 이보다 몇 배 많은 수익에도 만족하지 못하면 이번에는 운이 좋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더 많은 것을 잃게 됩니다.
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운이 찾아오지만 리스크의 영역으로 너무 몰아가면 왔던 운도 리스크와 함께 터져 버릴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사스러운 일에 투자 이야기를 연결하는 것이 뜬금없기는 하지만 생각이 잠시 멈춘 지점을 글로 되짚어 봅니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타려는 욕심으로 집중하여 집필했다면 수상하지 못했을지 모릅니다. 작품에만 집중하고 오랜 기간을 뚜벅뚜벅 걸었기에 하늘의 운과 닿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상을 타기 전과 후의 마음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은 모습에서 성숙한 어른의 모습을 봅니다.
진심으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노벨문학상 작가를 배출한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자랑스러운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