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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대가일 수 없다

by 긴기다림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일을 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생각하는데도 그것을 선택합니다. 몇 달 전부터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조급한 마음에 그랬나 봅니다.


1월에도 매일 8시간 이상 꼬박 앉아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생리적인 일을 해결하는 것 외에는 일어나지도 않고 일에 매달렸습니다.


몇 달간 쉼 없이 달려온 시간으로 서서히 틀이 잡혀가는 모습입니다. 긴장의 끈을 놓지않고 조금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에 경고를 보내는 몸의 신호가 있었습니다. 자면서 경련이 왔습니다. 이런 경련은 하루종일 일하고 술을 많이 마셨던 예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몇 년 동안 이런 일은 없었는데 어제저녁에는 예전과 비슷한 경련이 있었습니다.


쉬라는 신호 같습니다. 몰아치면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잊었나 봅니다. 어제는 오늘도 일찍부터 작업을 하려 했는데 접었습니다. 오늘은 쉬는 게 좋겠습니다.

기간을 정하고 그때까지 해냈겠다는 생각에 너무 몰아쳤습니다. 빠른 기간 내에 끝내야 한다는 강박으로 몸의 긴장을 늦추지 않았지만 이런 힘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자양강장제를 마시면 잠시 반짝하는 힘으로 일을 하지만 오래가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무엇을 해내는 근본적인 힘은 단기간에 모든 에너지를 짜내는 방법으로는 얻을 수 없습니다. 몸이 견디고 마음이 받아들이려면 일과 쉼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단기간에 일을 몰아치면 일과 쉼의 균형이 깨지고 몸과 마음은 쉼이 필요한 상태가 됩니다.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 몸과 마음의 에너지는 바닥이 드러납니다. 에너지가 다시 찰 때까지 일을 놓아야 합니다.


단기간에 이룰 수 없는 양의 일을 하겠다는 생각부터 욕심입니다. 일만 보고 몸과 마음을 보지 않으면 욕심이 사람을 지배합니다. 적정한 에너지로 일을 하면 일이 되면서도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찹니다. 욕심이 가득하면 에너지가 급속도로 일로 빨려 들어가 새로운 에너지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오랜 기간 굶다가 바로 밥을 먹으면 탈이 나는 것과 같습니다.


겪지 않고 지혜를 터득하는 사람은 탁월하지만 겪고 나서 지혜를 터득하는 사람도 그에 못지않습니다. 적어도 겪었는데 지혜를 터득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은 피해야 합니다. 이번 경험을 쉼에 대한 지혜로 깊이 새겨야겠습니다.


빨리 달리려고만 하면 멀리까지 볼 수 없습니다. 속도를 조절하고 먼 곳을 볼 수 있는 여유를 잃지 않아야겠습니다.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자신의 건강과 가족과의 시간이 대가여서는 안 되겠습니다. 건강을 살피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매일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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