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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에 갇힌다는 것의 의미

by 긴기다림

지금 어디에 내가 놓여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건강할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할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도, 그렇지 않을 때 있다. 나는 극단에 있는가?


극단에 있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극단은 대상의 양 끝이다. 극단은 생각이 갈 수 있는 최고로 먼 곳이다. 생각이 갈 수 있는 곳을 가늠하기 위해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끝은 공간과 시간이 더 나아가지 못하는 바로 그곳이다.


바라는 것과 행동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한계가 있다는 것은 끝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건강, 관계, 돈의 최대 목표를 정해보라! 건강의 최고 목표는 무엇인가? 100살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죽는 것이라고 정할 수 있지만 200살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죽는 것으로 정하는 사람은 없다. 건강이 나쁘면 어디까지 나빠질까? 평생 병을 앓는다고 해도 100년 동안 앓을 수는 없다.


좋은 인간관계에 대한 목표는 어디까지일까? 나를 아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것 정도가 최고이지 않을까? 나를 모르는 사람이 나를 좋아할 리는 없다. 그렇다면 한 줌도 안 되는 사람의 마음을 사는 정도일 것이다. 나쁜 인간관계의 끝은 어디일까? 나를 아는 모든 사람과 원한 관계인 경우가 아닐까? 이게 가능한가? 가능하지 않다면 나를 아는 사람 중에 몇 사람과는 그럭저럭 관계를 유지하지 않을까?


돈을 얼마나 벌고 싶은가? 2025년 2월 기준, 세계 최고 부자는 일론 머스크로 순자산 약 420조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고 싶어도 이 정도를 벌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다. 1,000조 정도의 순자산을 바라는 사람은 돈의 속성을 아는 사람은 몰라서, 돈의 속성을 간파한 사람은 알기에 1,000조를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돈이 없다면 얼마나 없을까? 돈이 없는 것을 지나 빚을 많이 지는 것이 될 수 있겠다.

빚의 최대치는 어는 정도일까? 한국 1인당 평균 가계 부채 금액은 4,650만 원, 미국 7,400만 원, 일본 3,940만 원이다. 정부 및 기업부채는 포함하지 않았다.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약 18조를 대출받은 일론머스크가 있긴 하지만 한 사람의 부채가 조 단위로 느는 것은 어렵다. 일반적으로 개인의 부채는 백억 단위로 넘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건강, 관계, 돈에 도달할 수 있는 곳의 한계가 있다. 왜일까? 우리 몸은 시간과 공간을 점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점한다는 것은 다양성이 아닌 단일성으로 존재하기에 그렇다. 단일성으로 존재하는 것은 언제나 시간과 공간에 갇힌다. 단일성에 갇힌 몸, 생각도 시간과 공간에 갇힌다. 이러한 몸과 생각이 만나는 대상도 갇힌다. 그렇기에 몸과 생각이 닿는 모든 것은 끝이 있게 된다.


몸과 생각이 닿는 것이 끝이 있다고 존재하는 모든 것이 끝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몸과 생각으로는 미치지 못하는 물자체는 단일성이 아니라 가능성으로 있기에 그렇다.


사람의 세포수는 37조 개다. 우주의 별은 10의 23 제곱 개고 행성은 10의 24 제곱 개다. 사람의 세포수보다 100억 배 이상 많다. 행성과 항성이 우주의 세포라면 행성과 항성은 끝없이 변하는 무엇이지 않을까? 사람의 세포도 끊임없이 생멸하는 무엇이지 않을까? 변하는 것을 한 점의 시간으로 보면 정지한 것처럼 보이지만 무한대로 늘리면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모습일 것이다. 엄청난 속도를 낸다는 것은 단일성이 아니라 가능성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모든 것을 가두면 극단이 아니어도 양끝의 어느 지점에 머무른다. 의식을 넘어선 존재는 양끝이 없기에 하나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으로 존재해야만 극단에 갇히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생각하면 형태이고 생각하지 않으면 가능성이지 않을까? 생각이 강하면 형태가 된다. 우리가 얻고자 하는 모든 것은 형태다. 형태를 버리지 않으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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