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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킥

by 긴기다림

우리 인생은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하다. 일어나서 출근 준비하고 직장에 가면 주어진 일을 한다. 직장 일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와 저녁 먹고 TV를 보거나 책을 읽고 잔다. 주말이면 늦잠을 자고 아침을 먹는다. 아내와 산책을 하거나 나들이를 간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는다. 저녁을 먹고 TV를 보거나 책을 읽는다. 잠을 잔다.

우리는 얼마나 다른 일상을 가지는가? 일상이 완전히 다를 수는 없다. 일상 중에 몇 가지 다른 정도다. 다른 일상이 있어야 다른 인생이 된다.


“똑같은 일을 계속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건 미친 짓이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똑같은 일상을 보내면서 남들과 다른 삶을 바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모든 일상이 다를 수는 없지만 몇 가지는 달라야 다른 곳에 도착할 수 있다.


셰프들이 ‘킥’이라는 단어를 쓰곤 한다. 예를 들어 “평범한 맛이었는데, 마지막에 바질 페스토 한 스푼이 맛에 확실한 킥을 더해줬어” 같이 킥이라는 단어를 곧잘 사용한다. ‘킥(kick)’은 원래 영어로 ‘차다’는 뜻이다. 영어에서도 이 단어는 비유적으로 ‘자극’, ‘한 방’, ‘임팩트’라는 의미로 종종 쓰인다. 이런 영어 표현이 한국 방송이나 콘텐츠에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킥’ = 맛의 포인트, 풍미의 임팩트라는 의미로 자리 잡았다.

일상에 킥이 되는 일들이 있어야 우리 삶은 다른 사람과는 차별화되고 풍요로운 삶이 될 수 있다. 다른 일상일 수도 있고 같은 일상이지만 결이 다른 일상일 수도 있다.


출근 준비를 하는 일상은 일어나서 씻고 식사하며 옷 입고 집을 나서는 것이다. 이런 일상은 누구나 같다. 출근 준비에 어떤 킥이 있을까? 경제 신문 읽기, 시 한 편 읽기, 책 5쪽 읽기, 5분 명상 등은 출근 준비에 할 수 있는 좋은 킥이다. 이런 킥은 하루 만에 진가를 발휘하지는 않는다. 킥이 쌓이면 실력이 쌓인다.


출·퇴근 시간의 킥은 어떤 것이 있을까? 책 10분 읽기, 영어문장 1개 외우기. 명언 외우기, 케겔 운동하기, 5분 명상하기, 10번 심호흡하기, 강의 듣기 등이 좋은 킥이 될 수 있다. 이런 활동은 출·퇴근 시간에 자신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회사에서는 회사 일에 충실해야 한다. 회사에서는 시간마다 30초 심호흡, 먼 곳 바라보기, 하늘 보기, 걷기, 계단 오르기, 30초 명상하기가 좋은 킥이 될 수 있다. 근무 중에는 일에 집중하기에 이완하는 활동을 넣어주는 것이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 경직되는 시간을 풀어주는 이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일의 능률을 높이는데도, 건강을 지키는데도 도움이 되는 킥이다.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어떤 킥이 있을까? 식사 후 가족과 산책하기, 한 문장으로 그날 정리하기, 내일 중 가장 중요한 일 적기, 자기 전 5분 명상하기, 10년 후 나의 모습 그려보기 등이 좋은 킥이 될 수 있다. 저녁 시간은 정리의 시간이고 가족과 교감의 시간이다. 성찰과 교감은 나를 성장시키고, 가족의 관계를 좋게 한다.


삶을 모두 킥으로 채울 수는 없고 꼭 그럴 필요도 없다. 대부분은 남들과 같은 일상이 무리가 없다. 필요한 것은 한 스푼의 킥을 추가하는 일이다. 일상의 맛을 다르게 해 주는 작은 행동이 필요하다.


원하는 인생을 위해 삶을 완전히 바꾸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런 삶을 견디지 못한다. 조금 다른 삶을 살기 위한 최선은 일상에 킥을 담는 일이다.


하루에 작은 킥이 될 무언가를 정해 실천함으로써, 일상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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