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선택을 믿는다

by 긴기다림


대장간에서 철로 물건 만들 때의 과정을 생각해 본다. 쇠를 달구고 망치로 두들긴다. 두들기면서 조금씩 형태를 잡아간다. 물에 식히고 다시 달구며 망치로 두들긴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철은 원하는 모양이 된다. 철은 원하는 모양이 되기까지 망치질과 고온을 견딘다. 철의 입장에서는 힘든 과정이다.


철은 왜 이 과정을 견딜까? 과정을 견뎌야 누군가의 필요에 닿는다. 망치질과 열이 괴롭다고 마다하면 누군가와 연결되지 않는다. 철의 입장에서 망치질과 뜨거움은 누군과와 연결되기 위한 비용이다. 철로만 남는다면 다른 연결은 일어나지 않는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싸이퍼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레오처럼 빨간약을 먹고 현실로 들어갔을 것이다. 싸이퍼는 현실세계에서 매트릭스를 만든 적과 힘겨운 싸움을 한다. 적은 압도적인 힘으로 이들을 제거하려 한다. 숫자도 적고, 무기도 열악하여 언제나 목숨을 위협받는다. 얼마나 고달프겠는가? 현실이 힘든 싸이퍼는 결국 적과 레스토랑에서 마주 앉는다. 맛있는 스테이크를 한입 베어 물고는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이 맛이 그리웠어”라고 한다. 싸이퍼도 먹고 있는 스테이크가 환상이라는 것을 안다. 현실은 생사의 고비를 수시로 넘나드는 곳에 있는 것을 잘 안다. 모든 것을 알지만 결국 동료를 배신하고 행복한 가상 세상을 선택한다.


우리 세상은 어떤가? 지금의 재미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오늘을 담금질하는 사람도 있다. 양쪽에 다 있어봐서 두 입장을 질 이해 한다. 직장이 끝나면 술자리만 찾아다닌 적도 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담배, 술, 기름지고 단 음식에 빠졌다. 이 생활에서 벗어나 지금은 절제와 배움으로 가득 찬 삶을 살고 있다.


어느 쪽에 있든 늘 힘든 것은 아니다. 변곡점이 왔을 때 힘들다. 건강의 변곡점, 관계의 변곡점, 돈의 변곡점에서 흔들린다. 처음부터 변곡점에 놓이는 것은 아니다. 뾰족해지는 지점은 평평한 두 곳이 부딪히며 만들어진다. 이럴 때 우리는 발아래를 내려다본다.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어딘지를 본다. 발아래가 위험해지면 지금까지의 선택과 행동에 회의가 든다.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고 싶다. 마치 매트릭스의 싸이퍼처럼 말이다.


요즘 내가 딛고 있는 곳이 어딘지 발밑을 자주 보게 된다. 발아래가 뾰족해지고 있다는 생각에서 일 것이다. 힘을 주던 곳이 하나였을 때에는 힘주고 쉬고 하는 균형점이 있었다. 그런데 힘주는 곳이 하나 더 생기니 힘을 뺄 때가 없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어느 하루 숨을 곳이 없다. 아직도 갈 길은 먼데 말이다.


칠흑 같은 밤은 동트는 새벽과 닿아 있다는 것을 알지만 생각은 감각을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다리든 기다리지 않든 새벽은 온다. 새벽이 온다고 모든 사람의 마음에 똑같이 볕이 드는 것은 아니다. 볕이 마음에 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밤을 견디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다. 삶은 보상일까, 대가 없는 행동일까? 마음은 밖의 세상을 결정짓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나, 방향이 달라지면 다른 세상이 펼쳐지기도 한다.


이 길로 들어선 8년 동안 내 선택과 행동의 점들은 어떤 선과 면을 만들고 있을까? 정확하지는 않지만 어떤 형태인지는 알 것 같다. 형태에 집착할 필요는 없지만 집중해야 하는 때인 것은 분명하다.


선택한 것이 지금 불편하다고 다른 것을 탓하지는 않아야 한다. 선택은 언제나 나로부터다. 지금은 시간이 지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전부다. 멈추지도 방향을 바꾸지도 않는다. 느리고 분명하지도 않은 딱 여기가 내가 선택한 곳이다. 믿는다. 나를 그리고 내 선택을......

1.png


홍보문구.PNG

행복한 가정에 날개 달기(건강, 관계, 돈)연수 오픈 채팅방

https://open.kakao.com/o/g2Wrgwwh

연수 후기(20250528 연수 후기)

https://blog.naver.com/witgen90/223880868492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 1시간, 생계 밖에서 확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