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가 될 수 있을까
올해 첫 면접을 보고 돌아왔다.
작년과 같은 일, 같은 담당자님이 나를 기억해 주셨다.
작년 가장 후회했던 일은 이 기회를 놓친 것이었다.
그 뒤 어떻게든 되겠지, 어딘가에는 내가 일할 곳이 있겠지 생각했다.
그리고 2024년 3번의 이직을 했다.
자의도 있었고, 타의도 있었다.
너무나 감사하게 들어간 곳에서 자기만족을 하지 못했을 때,
‘작가’로서 일할 기회를 주겠다는 달콤한 말에 모든 걸 내려놓았다.
현실은 상당히 달랐다. 잡일부터 소중히 여겨오던 인연들과 사람들을 내놓으라고 하는 회사
조금은 더 평탄한 길을 포기하고 왔는데 아무런 확정을 주지 않던 사람에
결국 그곳을 나왔다. 그때부터 사람에 대한 인류애가 급감했다.
다음 일은 오랜만에 일본어를 살릴 수 있는 일로 굉장히 기대했고 바쁘던 첫 일주일이
힘들었지만 즐거웠다. 새로운 사람들과 일하며 0에서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일에
참여한다는 기쁨에 맡은 바를 다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내 몸은 이 모든 걸 받아들이기에는 약했는지
그만 쓰러져버렸다. 다시 한번 같은 병으로 입원을 하고, 몇 주간을 아파했다.
확실히 낫지 않아 3달을 달고 살았고 그 와중에 회사는 나를 해고시켰다.
당일, 일하는 중에, 그리고 점심시간 전에 짐을 빼고 나가라고 했다.
일을 선택하는 건 항상 나였는데 부당한 회사의 해고에 부당해고로 신고를 넣기도 하고
나보다 몇십 년은 더 살았던 대표에게 정당한 말을 했음에도
쓴 침처럼 뱉으면 당했다.
쫓겨나는 날 웃고 있던 상사의 얼굴을 기억한다.
그 뒤, 어떻게든 계속 일을 했다. 일을 하지 않는 나는 불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잠식당하기도 했고 다시 몸이 아파 누워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연말이 되었고 생일이 지나고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새해가 밝았다.
이 기회는 이번에는 어떻게 될까, 올해의 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작년을 계기로 감정보다는 점점 수지타산을 따지는 삶을 더 중시하게 되어버렸다.
이게 어른이 되어가는 감정이라면 어른은 조금 늦게 되어도 되지 않을까
나의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 돈과 하고 싶은 일, 시기, 나의 체력, 학업
모든 것이 알맞게 들어맞는 일은 없을 것이다.
최선의 결정을 한 내가 나중에 이 글을 읽으며 괴롭지 않았으면 한다.
눈 오는 날, 2025년 첫 글 1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