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8월 31일
8월의 말일, 여름의 끝자락.
얼마나 더 상고하고 격통의 몸부림을 겪은 후에야 순풍이 부는 바다를 마주할 수 있을까. 파도와 같다. 아주 높은, 정말 거대한 파도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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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기지 못하면 내가 타 있는 배와 안에 속한 모두 산산이 부서져 가라앉겠지만 잘 넘긴다면 모른 채 할 수 없던 그 크기가 흔적도 없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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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동이 느껴지려 할 때. 알아채고 조치를 취해 놓는 것. 문제가 있었다고 명확하게 말하기 어려울 때가 오면 처음부터 완전한 것보다 교정능력의 유무가 실력의 척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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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적한 생각을 하면 눈이 화끈거려요. 눈물은 나지 않는데 그냥 떠오르기만 해도 울컥하는 이야기들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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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선물을 뭘 할까 생각을 하다가 문득 좋아할 그대 모습에. 아파서 놓아야 했고 잃은 것들에 또.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 분해서. 내가 아직도 살아서 길을 걷는다는 게 아이러니해서. 나를 걱정해주는 이들에게 너무 고마워서. 그러나 큰 사랑에 보답하지 못하는 나의 성품이 같잖아서. 떠올린 성취의 이미지 속 주인공의 가리어진 얼굴이 내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그간 소중한 것이라 여기던 것들을 쉽사리도 버린 나의 간악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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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존감은 다 거짓말이다. 아주 새빨갛다. 이렇게까지 궁지에 몰렸는데도 불구하고 그 분칠을 벗긴 얼굴을 나라고 생각 안 한다. 열정과 흘린 피의 붉음이 아니라 부끄러움에 붉어진 얼굴이 있을 테니까. 언제까지 유지될까. 창피하다. 모른 척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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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바심을 내는 사람은, 초조함이 드러나는 사람은 주위의 공기마저 떨리게 하는가. 그 흔들리는 영역은 접근이 꺼려지는 불 안 속. 나의 흔들림이 삶의 근간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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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어. 그런 무책임한 말은 하는 것이 아니다. 할 수 없다. 결코 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마음 편하다. 믿음은 결과 위 사후 편향이라는 음식을 돋보이게 하는 조미료에 불과하다. 굳건히 믿음을 지킨 사람의 신실함은 보기 좋다. 자고 일어난 모습이. 두 시간이 넘는 시간의 운동 후의 얼굴이 보기 좋기는 어렵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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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타고 가는 버스가 차라리 뒤집혔으면. 하고 생각하는 일을 매일 한다. 이제는 오히려 내가 탑승한 버스가 뒤집히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좋게 보고 실망한 사람들. 나쁘게 혹은 부정적 백지로 본 후 그 음극이 0으로, 양극으로 이동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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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버리는 게 옳다. 여태껏 무언가를 이루고자 했을 때 했던 방식 그대로. 어떻게 그 순간이 오는 것을 눈치챘는가. 바로 그들이 나에게 하나도 아깝지 않은 존재가 됐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