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창업 방랑기 6편 베트남에서 컵 빙수

호찌민에서 컵 빙수를 팔아 보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뛴 이야기

by 아시아의상인

호찌민에서 빙수를 팔겠다고 오토바이를 타고 쏘다니며 눈물 콧물 쏟은 그 처절한 사투 베트남 편!! 여행하며 돈 버는 방법은 모든 여행자가 솔깃한 이야기다. 그 험난한 여행의 경험을 했던 여행자로서 그 광활한 이야기를 나눈다. 돈을 벌어보겠다는 일념으로 약 3년 2개월 동안 84개국을 여행했다. 해외에서 돈을 벌며 여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만큼 재밌는 여행도 드물 것이다.

DSCN8118.JPG 호찌민의 도로 풍경

세계 일주를 하며 애증의 나라 베트남은 2번 방문했었다. 첫 번째는 창업 여행이었고 두 번째는 해외창업이었다. 베트남에 첫 발을 딛고 10분 후 “와” 이곳이다. “이곳에서 무언가를 해야겠다.”라는 확신이 생겼다. 비 오는 날 개미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오토바이 행렬은 내 심장을 뛰게 했다.

DSCN0183.JPG 까이랑 수상 마켓

유럽 여행을 하며 생각을 굳혔다. “베트남에서 창업을 합시다!!” 한국에 있는 지인과 베트남 창업 이야기를 하다 파트너가 되었다. 그리고 여행 중 만난 베트남 친구도 합류시켰다. 함께 생각을 모았던 한국 파트너와 다양한 사업을 생각했다. “건물을 빌려 게스트 하우스를 할까?” “중소기업 화장품을 베트남에 팔아 볼까?” 등등 그러다 비교적 투자금액이 적은 컵 빙수로 생각이 모아졌다.

DSCN8666.JPG 하노이의 철길 마을

그 사이 나는 아프리카를 여행했고 한국 파트너는 베트남 파트너를 초대해 한국 문화를 소개해 주고 빙수 기계를 베트남에 보내 놓았다. 베트남 파트너는 한국 파트너에게 배워 빙수를 연습하였고 상가 자리도 몇 곳 알아 놓았다.

DSCN9814.JPG 베트남 쌀국수

다시 보아도 베트남은 매력적이었다. 지금껏 그 어느 나라도 베트남처럼 생동감 넘치는 곳은 없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베트남에 도착했다. “나 도착했어!!” 베트남 파트너를 만나 그리웠던 베트남 쌀국수를 먹으며 상점 위치를 확인했다.

DSCN9145.JPG 빙수가게로 알아본 상점

바로 다음날부터 파트너가 알아 놓은 상점을 찾아다녔다. 총 3곳이었다. 첫 번째 갔던 곳은 반경 500미터 이내에 학교가 3곳, 큰 병원이 1곳으로 위치가 나쁘지 않은 곳이었다. 오토바이 주차장과 월 관리비 등등을 확인했다. 다음날 오전 다시 그곳을 찾았다. 반나절 동안 맞은편 카페에 앉아 상권분석을 했다. 아쉽게도 유동인구의 연령대가 조금 높았다.

DSCN9860.JPG 베트남에서 팔리는 빙수

틈틈이 하노이와 호찌민의 한국 빙수 숍을 다녔다. 약 10곳을 가서 빙수를 사 먹으며 고객 반응을 살폈다. 가격대는 5천 원 전후로 현지 디저트 물가 대비 높았다. 풍문에는 한국 빙수가 인기라던데 솔직히 생각보다 인기는 아니었다.

DSCN9547.JPG 빙수 숍이 입점할 대형마트

두 번째 갔던 곳은 대로변에 있긴 하지만 크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세 번째 갔던 곳은 대형 마트에 입점하는 숍인 숍 개념으로 월세 40만 원이라는 가격적 매력이 있다. 총 3일 동안 인근 상권을 다니고 상점 위치에서 유동인구를 확인했다. 이곳으로 결정하고 매니저에게 입점 가능 날짜를 기다렸다.

DSCN8276.JPG 베트남식 빙수

밤에는 현지의 디저트를 먹으러 다녔다. 놀랍게도 베트남에도 베트남 식 빙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여행을 하다 보면 남반구에 있는 상당수의 나라에는 한국의 빙수와 비슷한 제품들이 팔리고 있다. 판매 방식은 아주 간단했다. 과일을 썰어 놓고 손님이 오면 연유를 뿌리고 잘게 부순 얼음과 내어준다. 제법 맛있다. 놀라운 것은 가격이 약 천 원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DSCN9124.JPG 베트남의 해산물 레스토랑

그 외의 간식을 확인해 보았는데 가격대가 약 1천 원 전후로 형성되어 있다. 심지어 호찌민의 모 식당에서는 해산물 요리를 5개, 사이공 맥주를 2병 마셨는데도 3만 원이 나오지 않았다. 메뉴 가격 결정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프랜차이즈의 디저트 메뉴 가격을 보고 현지인들이 주로 소비하는 간식의 가격대를 고려해서 2천 원 컵 빙수라는 제품이 탄생되었다.

DSCN9179.JPG 연습 중인 빙수

빙수의 기본적인 맛을 잡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수십 차례 얼음을 얼리고 갈아가며 맛을 찾아갔다. 토핑으로 얹을 재료의 가격도 확인하며 가성비 좋은 맛을 찾아갔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컵 빙수의 형태를 갖춰갔다. 80% 준비가 됐다.

DSCN9936.JPG 베트남의 노점 커피

모든 일은 일사천리 진행되었다. “그런데!!!” 늘 계획대로 일이 풀린다면 좋겠지만 창업에는 늘 계획에도 없는 문제가 터지곤 한다. 외국인과 함께 일한다는 것을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일을 진행하면서 완벽한 의미의 소통이 잘되지 않았다. 사업이 이성적으로만 하는 것 같지만 인간은 감정적일 수밖에 없다. 100% 의미 전달이 되지 않는 소통은 오해를 만들었다.

DSCN0680.JPG 호찌민을 떠나며

결국 눈물을 쏟으며 진행했던 사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오픈을 목전에 두었는데 뼈아픈 고통과 슬픔이 밀려왔다. 지금까지 컵 빙수를 위해 달려왔던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가며 슬픔에 잠겼다. 베트남의 씁쓰름하고 진한 커피처럼 나를 파고들었다. 호찌민을 떠나며 발아래 놓인 도시를 보았는데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DSCN8936.JPG 아름다운 호이안

만약, 다시 베트남에 가게 된다면 현지 어학원을 다니며 차근차근 시장조사를 하고 현지인에게 맞는 가격대의 제품으로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베트남은 애증의 나라가 되었다. 상가 오픈을 목전에 두고 엎어진 충격의 여파는 짧지 않았다. 금전적 손해보다는 정신적 손해가 컸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온 신경을 써야만 했고 적지 않은 돈도 투자되었다. 처음부터 크게 할 생각도 없었지만 실제로 진행해 보니 현지인 파트너만 있다면 1,000원 안쪽의 금액으로도 충분히 사업을 시작해 볼 수 있음을 확인했다.

파트너와 600만 원으로 시도하려 했던 베트남 사업은 파트너와 각각 –230만 원이라는 뼈아픈 결과만 남았다. 위안을 삼자면 MBA 1학기 수업료로 230만 원은 저렴하니 비싼 위로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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