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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아의상인 Feb 02. 2022

단독주택 리모델링 끝 랜선 집들이.

(생초보의 좌충우돌 단독주택 셀프 리모델링 이야기)

* 요약

- 4개월 동안 4,000만 원을 들여 셀프 리모델링을 했다. "언제 끝나지?" "언제 끝나지?" 끝나기만을 기다렸는데 막상 끝나고 시간이 흐르니 그때가 그립다. 계절이 바뀌었지만 집수리는 여전히 ING다. 내 손길을 원하는 곳은 많지만 천천히 하면 된다.


-"드디어 끝났다"-

리모델링의 [리]자도 몰랐기에 좌충우돌했지만 드디어 리모델링은 끝났다. 끝냈다는 것이 내겐 중요하다!! 이제 인테리어를 해야 하는데 새로운 공부의 시작이다. 리모델링은 구조를 변경하는 공사라면 인테리어는 내부 공간을 디자인하는 작업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처음 보습과 리모델링 후 모습을 비교해 본다.

- 처음 모습 -

셀프 리모델링 - 집 수리 전 모습

-"이 집을 왜 샀어?"-

처음 이 집 상태가 말이 아니었기에 주변에서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견적을 받아 보아도 신축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그건 업자 입맛에 맞는 공사였을 것이다. 게다가 셀프 리모델링을 한다고 하였을 때에는 모두가 나를 업계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오해를 했다.

생전 막노동 알바를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봐주니 고마울 뿐이다. 전혀 모르는 분야였기에 대충 두 달이면 끝날 것이라 착각했다. 조금 더 길어봐야 두 달 반이면 공사가 끝날 것이라 생각했다.

얼핏 보기에는 간단해 보였기 때문이다. 철거 5일, 주차장과 마당 5일, 방바닥 5일, 창호 1일, 단열 5일, 목공 5일, 전기 3일, 내부 마감 5일, 욕실 5일, 바닥 마감 1일, 싱크대 1일, 방문 1일, 현관 2일, 화단 2일 이렇게 하면 총 46일이다. 두 달은 약 60일이니 이것저것 알아보면서 한다고 해도 2달이면 끝날 줄 알았다.

경험이 없었다 보니 중간중간에 채워져야 할 작업들을 미처 알지 못했다. 자재만 사러 다녀도 하루가 지난다. 작업을 하다 공구가 고장 나기라도 하면 며칠은 지나버린다. 두세 달 안에 끝낼 수는 있지만 미리 모든 것이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여야했다. 나는 왜 이런 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까?

- 리모델링 이후 모습 -

셀프 리모델링을 끝낸 후 여름

실제는 사진 보다 더 아늑하고 예쁜 집인데 사진을 신경 써서 찍어도 이 정도이다 보니 아쉽다. 여름 앞마당에서 본 현관 모습니다.

셀프 리모델링 - 거실 한 켠 시청각실

거실 공간은 크게 3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중 위 사진은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에어컨은 이전 집주인이 놓고 간 것인데 내년 초에 바꿀 예정이다.

셀프 리모델링 - 거실에 쇼파를 놓고

처음에는 소파를 놓지 않았는데 앉을 공간이 없다 보니 2인 소파를 놓게 되었다. 현재는 맞은편에 빔프로젝터가 있지만 TV를 놓을까 고민 중이다.

셀프 리모델링 - 현관에서 거실을 바라 본 모습

거실 중문에서 바라본 모습인데 주방과 다이닝룸이 보인다. 집 수리를 막 끝냈을 때의 모습이라 지금은 좀 달라졌다.

셀프 리모델링 - 오렌지 나무

리모델링을 막 끝내고 열정이 솟을 때 다양한 나무를 주문해서 키웠는데 절반은 죽고 없다. 지금은 그 빈자리를 인조 나무로 채워 놓았다. 인조 나무도 집안의 톤을 맞추는데 나쁘지는 않지만 생화가 주는 생동감은 없다. 생화만 한 게 없는데 집에서 나무를 키운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에 쉽게 엄두를 낼 수가 없다.

셀프 리모델링 - 직접 철사로 만든 거실 조명

우리 집 천장은 다양한 형태를 갖고 있다. 주방은 삼각형, 거실은 계곡처럼 패어 있고, 소파 있는 공간은 박공형태, 다이닝룸은 평평한 천장, 그리고 방은 박공+평평 형태로 되어 있다. 거실의 계곡 천장에는 철사로 물고기를 만들어서 조명을 만들어 놓았다.

셀프 리모델링 - 다이닝룸 테이블

널찍한 테이블을 다이닝룸에 두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집에 넓은 테이블이 있는 게 좋다. 밥도 먹어도 되고, 커피도 마셔도 되고, 친구를 불러 술 한잔해도 좋고, 책을 봐도 공부를 해도 뭔가를 만들기에도 좋다.

셀프 인테리어 - 다이닝룸에서 안방을 보면

거실에서 안방을 보았다. 문이 없네(?) 문을 달지 않았다. 개방감 있게 사용하고 싶어 화장실을 제외하고는 문을 달지 않았다.

셀프 인테리어 - 욕실 리모델링

화장실은 모자이크 타일로 시공을 하였는데 지나고 보니 바닥 타일은 300각 정도의 타일로 시공할 걸 그랬다. 삼색의 색상 조합도 촌스럽게 보인다. 바닥만 덧방을 해도 되지만 아직까지는 이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셀프 리모델링 - 주방 인테리어

주방은 작지만 나름 마음에 드는 공간이다. 다이닝룸과의 사이 벽에 타공을 해서 좁게 느껴지지가 않고 음식을 다이닝룸으로 옮기기가 편하다.

셀프 인테리어 - 주방에서 다이닝룸을 보면

주방에서 본 다이닝룸 공간이다. 커튼 넘어 보이는 골목길이 예쁘다. 아쉽게도 사진은 커튼이 닫혀 있는 것 밖에 없다. 이 커튼의 호불호는 매우 갈린다. 나는 이 원단이 너무- 마음에 들어 원단을 구매해서 커튼 집에 보내서 주문을 한 건데 집을 망쳤다는 의견들이 많다.

셀프 인테리어 - 안방

안방 공간이다. 다용도실과 닿아 있는 벽을 타공 해서 개방감을 주었다. 커튼을 젖히면 포도 덩굴이 보이는데 내년에는 포도넝쿨 넘어 보이는 앞마당에도 신경을 써보려 한다. 크지는 않지만 우리 집에서 빛이 가장 잘 들어 오는 곳이다.

셀프 인테리어 - 여름에 마당에서

겨울에는 마당이 좀 황량하지만 여름이면 제법 초록 정원 냄새가 난다. 특히 여름이 되기 전, 테이블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봄 냄새가 좋다. 마당이 있는 집의 단점이라면 하루살이가 꼬인다는 점이다.

셀프 리모델링 - 마당에서

-"예쁜 집은 돈이 만든다"-

대부분의 공사를 혼자 진행했다. 후반에는 지인과 동생이 도와줬는데 ... 이게 말이 셀프지 욕심이 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까지 모든 걸 다 하게 될 줄을 몰랐는데 ... 하다 보니 ... 해야겠다!!라는 오기도 생기고 ... 하다 보니 ... 하게 되더라.


전체 리모델링 비용이 약 4,000만 원이 조금 안 되게 들어갔으니 적게 들어간 건 아니다. 하지만 업체에 맡겼더라면 6,000만 원이 훌쩍 넘었을 것이다. 나의 "투입된 노동력"은 계산 안 하냐는 물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취미 활동에 인건비 계산은 어울리지 않는다.

공사를 하면서 힘든 노동을 한건 맞지만 4개월 동안 심장 뛰는 취미였다. 너무 즐거워서 다음날이 기대되는 하루하루였다. 때론 망치로 부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나의 지나친 애정이었던 것 같다.

업체에 맡겼더라면 지금 보다 훨씬 깔끔하고 딱 떨어지는 마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해서 그런지 손길이 느껴지는 마감이 마음에 든다. 여전히 나의 손길을 원하는 곳이 많지만 천천히 하면 된다. 단독주택에서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이전 14화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 조경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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