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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 Apr 11. 2023

외로운 사람이 외로운 이유

고양이, 사랑의 위대함을 말하다




외로운 사람에게는 고양이가 잘 듣는다는 말이 있다. 고양이와 함께 있으면 외롭지 않게 된다는 뜻일 것이다. 고양이뿐만 아니라 어떠한 동물과도 30분 이상 함께 있어 본 적이 없었던 나는 그 말이 고양이가 엄청난 사랑을 주어서 외롭지 않게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고양이와 함께 살아보니 그것은 정반대의 의미였다. 외로움의 병에는 고양이가 약이 된다는 것은 외로운 사람이 주는 넘치는 관심과 사랑을 고양이는 기꺼이 받는 것으로 사람의 외로움이 치유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고양이는 개처럼 적극적으로 사람에게 먼저 와서 안기거나 좋아하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 한발 멀리 떨어져 주인을 단지 쳐다보기만 할 뿐 고양이는 뭔가를 해주지 않는다. 단지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      



외로운 사람은 사랑을 받지 못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사랑을 주는 존재가 없어서 외로웠던 것이다. 외로운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함으로써 자신이 준 사랑만큼 그대로 다시 솟아나는 새로운 사랑으로 자신의 외로움을 사랑으로 채운다.  사랑함으로써 더 넘치게 되는 것이 사랑이다.  사람은 사랑받기보다 사랑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진실을 고양이를 통해 알게 된다.  비울수록 채워지는 화수분 같은 사랑의 위대함을 고양이가 가르쳐준다.     


그러나 고양이는 단지 사랑과 관심을 받기만 하는 동물은 아니다. 고양이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집냥이가 된 회류를 보면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고양이는 이층에 혼자 있다가도 일층에 우리가 모여 있으면 슬그머니 아래로 내려온다. 마치 “너희들 나만 빼고 뭐 해?”라는 눈빛으로 빼꼼히 쳐다본다. 그리고는 또각또각 옆으로 와서 꼬리와 몸으로 사람의 다리를 한번 휘익 휘감아 스치고는 다시 올라간다.  혼자만 있는 것이 좋다면 일부러 사람을 찾아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몇 시간의 긴 외출을 하고 돌아올 때도 집을 지키던 고양이는 우리를 보고 개처럼 엎드려서 기다렸다는 듯이 빤히 본다. 꼬리를 흔들며.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고 사랑하는 방법이 특별할 뿐 고양이는 주인에게 사랑을 주고 있다. 고양이의 작은 행동에서 이미 사랑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회류는 이름을 부르면 고개를 획 돌려 쳐다보는데 그때의 눈이 작고 어린 서너 살 정도의 아이의 눈과 똑같아 가장 사랑스럽다. 그 순진하고 영문을 모르는 투명한 눈.  고양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고양이의 눈은 이미 사랑이다.  


저기요, 뭐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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