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병원, 정말 죽으러 가는 곳일까요?"

by 별빛간호사

안녕하세요.

저는 호스피스 병원에서 환자 곁을 지키다, 지금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쉬어가고 있는 별빛간호사입니다.


호스피스 간호사로 근무하며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호스피스 병원은 그저 죽으러 가는 곳인가요?”


아무래도 더 이상 항암 치료가 무의미해진 말기 암 환자와 보호자분들이 마지막 선택지로 오시는 곳이다 보니, 이런 두려움 섞인 질문을 자주 던지시곤 합니다. 그 질문에 저는 늘 이렇게 대답해 드립니다.

“아닙니다. 호스피스 병원은 환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정리할 수 있는 곳입니다.”


지나온 세월 동안 차마 해보지 못했던 일을 시도해 보고, 가족들과 남은 시간을 소중히 마무리하며, 죽음이라는 생의 마지막 관문을 차분히 받아들이고 배워가는 시간인 것이죠.

실제로 저희 병원에서는 환자와 가족들울 위한 이벤트로 리마인드웨딩을 하고

마지막으로 가족들과 모여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병원에서 공간과 음식을 준비해드렸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환자와 보호자분들께 가장 많이 듣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안 아프게 떠날 수는 없을까요?”

“제가 살날이 얼마나 남았을까요?”

“죽기 전에 누구를 믿고 의지해야 할까요?”


특히 “통증 없이 편안하게 자다가 가고 싶어”라는 말씀은 현장에서 가장 자주 마주하는 소원입니다.


사실 많은 분이 걱정하시는 것 중 하나가 '비싼 약값'입니다.


말기 암 환자의 극심한 통증을 잡기 위해서는 '모르핀' 같은 마약성 진통제가 필수적인데, 일반 병동에서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을 수 있거든요.

하지만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건강보험 수가 체계가 잘 마련되어 있어,

모르핀을 포함한 통증 조절 약제를 훨씬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고통을 참아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방지하고, 오로지 환자의 편안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죠.


놀랍게도 많은 환자분은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시곤 합니다.

“이제 며칠 남지 않은 것 같아…”라고 덤덤히 말씀하신 뒤, 실제로 며칠 후 평온하게 임종을 맞이하시기도 하죠.

그 귀한 시간 동안 병원은 오로지 환자분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둡니다.

의료진은 환자분이 눈을 감는 순간까지 고통 없이 가장 편안한 컨디션을 유지하실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다해 살핍니다.

또한, 환자분의 종교나 신념에 따라 스님 혹은 성직자분들과 연결해 드려 영적인 평온함 속에서 죽음을 준비하실 수 있도록 돕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 결코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임을 느끼게 해드리는 곳.

그곳이 바로 제가 몸담았던 호스피스 병동의 모습이었습니다.


tempImageKa2WZh.heic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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