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말 오후, 병실 창가에서 나눈 생의 예보

by 별빛간호사

“환자분은 다시 태어나고 싶으세요?”

“그럼요.”

“왜요..?

사람 사는 게 이리도 고된 일인데...”


환자분은 알 수없는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


“불꽃처럼 살 수 있잖아요.

내 맘대로 할 수 있고

비록, 한 줌의 재로 돌아간다 하여도…

그 시작을 다시 하고 싶어요.

내 안에 남아 있는 것들을

잘 간직해서,

다음 생에도 온 마음을 다해

살아보고 싶어요.”


환자분이 창밖을 응시하다가 내게 물었다.


“긴호사님은

다시 태어나면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으세요?”

“바람이요.”

“왜 바람인가요?”

“자유로워서요.

흘러가는대로 흐르다 잠시 멈추고

다시 인연따라 흘러가는 게 좋아요.

모두가 다 떠난 빈자리

비록 나 혼자만 남아진대도

바람이라면

전혀 외롭고 슬프지 않을거 같아요.”


“그렇군요.”


창문 너머로 주말 오후의 따스한 바람이 밀려 들어왔다.

그날의 바람은,

우리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소망을 모두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스크린샷 2026-02-09 오후 5.36.06.png 불꽃의 열정과 바람의 자유 사이


수요일 연재
이전 23화가족의 죽음 앞에서, 이 행동만은 하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