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호스피스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입니다.
제목 그대로, 저는 친구가 없습니다.
제가 있는 이곳은, 시골 한적한 외딴 곳.
물 좋고 공기 좋은 이곳에서, 자연스레 친구들과 멀어지고 문화생활도 쉽사리 즐기기 어려워졌습니다.
"외롭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요.
가끔은 고요한 밤, 마음 한편이 저릿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솔직히, 환자분들께 마음을 털어놓습니다.
"오늘 일 너무 많았어요... 정말 힘들어요."
"퇴근하고 집에 가도 다들 바쁘고... 쉬는 날 함께 놀 사람도 없어요."
이렇게 투정을 부리면,
환자분들은 저와 같은 표정으로 걱정해주시고,
힘이 되는 따뜻한 말을 건네주십니다.
저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세상 어디에, 환자에게 이렇게나 많은 사랑을 받는 간호사가 또 있을까.?'
그래서 저는 제가 받은 이 사랑을 꼭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환자분들에게,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그리고 더 넓은 세상 모두에게.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21세기 정보통신 사회 덕분에 이렇게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내 마음과 이야기를 세상과 나눌 수 있으니까요.
잘하고 싶습니다.
설명을 잘하는 간호사로, 친절한 간호사로, 손녀 같은 간호사로.
비록 친구는 없지만 저를 예뻐해 주시는 환자분들은 몇 배, 몇 곱절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호스피스 병원이 참 좋습니다.
정말로,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