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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 감독 면접 후기

CD, 오늘 만나고 왔습니다(Casting Director)

오늘, 캐스팅 디렉터 만나고 왔어요.

영화를 특별히 좋아하거나

배우를 해 보겠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보았거나

영화산업과 관련된 지인이 있거나 하지 않고요

영화.. 저랑 어떤 접점도 없습니다.

캐스팅 감독의 이름을 Google에 쳐서 여러 번 확인을 했고 이력도 나쁘지 않고,

배역도 내가 혹시라도 선택되면 소화할 수 있을 것 같고,

며칠 전 아파서 통역 못 가고 나서부터

제이가 돈 벌어오라고 난리 굿판을 매일 펴서

일단 이게 되면 애 데리고 이 집구석에서 나가자 싶어서

많은 생각 따위는 개나 줘버리는 심정으로

거기서 요구하는 대로 휴대폰으로 자기소개 영상을 찍어서 보냈는데 면접 일정이 잡혔었네요.


2주에 걸쳐서 한 번에 서너 명씩

하루에 네다섯 그룹을 보면..

총 100명 이상은 리스트업 되어 있을 테고,

지방에 사는 지원자는 화상으로도 면접을 볼 듯한데요

일단 저희 그룹이 오프라인으로는 끝이라네요,

거길 오늘 다녀왔네요




아침부터 술에 취해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제이에게

아이를 두고 갈 수 없어 14시 58분까지 고민하다가 아이친구 엄마 미캬에게 15시에 문자를 보냈다.

Bonjour Mika, comment ça va? Serait-il possible de déposer 나영 jouer là-bas aujourd'hui entre 15h30 et 19h ou 19h30 ? Si vous avez d'autres engagements, n'hésitez pas à me le dire.


반응이 없어서, 똑같은 문자를 스테판엄마에게도 보냈다.

Bonjour Laura, comment ça va?

Serait-il possible de déposer 나영 jouer là-bas aujourd'hui entre 15h40 et 19h ou 19h20???

Bien sûr si vous avez d'autres engagements, n'hésitez pas à me le dire.


역시 너무 촉박했다.

Bonjour , je viens juste de voir ton message. Je vais faire un shampoing pour les enfants et ça va prendre du temps.

Je vous propose mardi prochain comme c'est un jour férié. Si c'est possible pour vous OK.

Bonne journée à vous.

인종 특유의 꼬불 꼬불한 머리를 감기고 한가닥 한가닥 땋고 쉬운 일은 아닌 일종의 ‘연중행사‘인듯하다. 그것도 2살 6살 10살.


J’ai un rdv aujourd’hui à 17h pour ça, ne t’inquiète pas je l’emmène avec moi, bonne soirée

내가 데리고 가야겠다


Dans ce cas tu peux l'emmener à la maison, je ferai le shampoing demain

내가 일이 있다니 그럼 당장 데려오라지만 벌써 파리메트로까지 넘어왔다.

On est deja a paris t’inquiète

Ooo je suis vraiment désolée, je t'ai répondu trop tard parce que j'avais pas le téléphone avec moi. Désolée, vraiment.

괜히 신경 쓰이게 만들었다.


로라는 언제나처럼 활동적이다. 딸과 아들 그리고 남편과 함께 주말을 맞아 또 뭘 하러 갔나 보다.

Bonjour, je suis vraiment désolée mais nous ne sommes pas disponibles aujourd’hui. Peut-être un autre jour, on peut organiser quelque chose?


어차피 시간이 촉박해서 데려가려고 하던 참이다.

답장이 어떻든 고마운 로라.

C’est okay je l’emmène t’inquiète pas


그렇게 아이를 데리고 파리 중심에 있는 프로덕션, 일차 캐스팅 면접장에 도착했다.


가면서 자기소개 써 놓은 걸 한번 중얼거려 보았다.

오전에 아이를 데리고 피겨 PPG 수업과 볼륨댄스 수업에 데려다주고 거기에 앉아 있을 때 별것도 아니지만 외우려고 노력을 했던 특별할 것 없는 문장들은 아래와 같다.


Bonjour, je m’appelle 파리외곽 한국여자

Je suis Coréenne, et jje vis en banlieue parisienne depuis plus de 10 ans.


Je suis la maman d’une petite fille de neuf ans qui fait du patinage artistique.

J'élève mon enfant entre le goût de Kimchi et le parfum des croissants.


On est entre deux cultures entre deux langues entre deux regards sur le monde.


Aujourd’hui, je viens avec ma voix, mes silences et l’envie de rencontrer la maman du film plus proche.


Merci de m’écouter.


연기 준비한 거 있냐고 물어보면,


Je chanterai une mélodie

née dans les années 70 80,

quand la Corée apprenait à fleurir à nouveau


pour surmonter les cendres,

vingts ans après la guerre

entre deux idéologies.


Je connais que l’amour’

사랑밖에 난 몰라


그대 내 곁에선 순간

그 눈빛이 너무 좋아

어제는 울었지만 오늘은 당신 때매

내일은 행복할 거야


얼굴도 아니 멋도 아니 아니

부드러운 사랑만이 필요했어요

지나간 세월 모두 잊어버리게

당신 없인 아무것도 이젠 할 수 없어

사랑밖엔 난 몰라


무심히 버려진 날 위해

울어 주던 단 한 사람

커다란 어깨 위에 기대고 싶은 꿈을

당신은 깨지 말아요


이 날을 언제나 기다려 왔어요

서러운 세월만큼 안아 주세요

그리운 바람처럼

사라질까 봐

사랑하다 헤어지면 다시

보고 싶고

당신이 너무 좋아



지난주에 감기몸살을 앓았는데, 며칠 전부턴 머리도 시리고 잔기침과 신물이 한 번씩 올라오는 등 뭔가 병자모드 후속단계로 돌입한듯하네요.


병약 모드로 오늘의 일기를 마무리 못하고, 아니 시작도 못하고 일단 이층으로 가야겠네요. 21시 43분인데 아이가 아직 쌀롱에 있네요,


내가 이러고 있으니 아이도 저러고 있겠지요.. croque-carotte, panic cafard 이런 게임을 혼자서 하면서 콧노래까지 부르는데..


여하튼..

환절기감기 조심하세요 작가님s

콜록콜록

골골골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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