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높은 속도의 도로라를 줄여 고속도로라 한다. 고속도로는 현대문명의 징표와 같다. 발전한 국가들 중 도로가 잘 정비되지 않은 국가는 드물다. 남한이 이례적 발전을 하기 전 수행한 매우 기초적 작업 중 하나가 도로를 닦는 일이었다. 고속도로를 통해 효과적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우리의 마음도 이 고속도로와 같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고속도로에서 아무런 거침 없이 쌩쌩 달리는 자동차 처럼, 우리의 마음도 뻥뻥 막힘없이 나아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 곳에서 명상을 마치고, 차를 타고 되돌아가던 중이었다.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앱을 켰다.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가는 것은 매우 고된 일이다. 무엇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반면, 내비게이션은 매우 편리하다. 알아서 최적의 위치를 제안해 준다. 특별히 크게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제안해준 길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이미 생각으로 가득 차 있던 나에게,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 버거웠을 터이다.
내비게이션 앱에 위치를 입력하니 곧 몇 가지 옵션을 제안했다. 물론, 나는 최적의 옵션을 선택했다. 가장 짧고 빠르게 가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명상을 마친 직후라서 그런지, 조금은 천천히 가고 싶었다. 평소보다는 좀 더 신중하게 주변을 살피고 천천히 달렸다. 아마도, 그렇게 천천히 차를 운전하고 나아갔다.
그러곤, 곧 자연스레 내비게이션 앱이 안내 해 준 고속도로에 진입을 하였다. 그런데 고속도로에 진입을 하자마자, 엑셀을 밟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주변에 차들이 빠르게 가고 있었다. 고속도로에서는 천천히 가면 위험하다.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그러므로, 빠르게 달려야 했다. 무엇보다, 고속도로에서 느리게 운전하는 것은 법적인 위반이기도 하다. 규율을 지켜야 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어느 지점에서, 통행료도 내야 했다. 예상치 못했다.‘이런, 통행료가 있었다면,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일반 도로로 갈걸.’이라고 후회해 봐야 소용이 없었다. 이미 고속도로에 들어선 이상, 되돌아가는 것은 시간 낭비일 것이다. 사실 되돌아갈 자리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앞으로 달리는 자리만 펼쳐진 듯 해 보였다. 종종 옆으로 빠지는 자리가 나오긴 하지만 언제 나올지 미지수였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통행료를 지불하고 계속해서 달려갔다.
그렇게 달리고 달리다 보니, 결국엔 빠르게 편리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