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객꾼

by 나루터


호객꾼이 없는 곳은 없을 것이다. 특히 현대에 들어와 호객꾼들을 접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 현대에 부상한 다양한 현상 중 하나라면 관광이다. 낯선 곳으로 떠나는 종합적 예술 행위라고 할 수 있을까? 낯선 곳에서는 자연스레 그 곳의 물가와 지형 및 지리 등에 대해서 잘 모를 수 밖에 없다. 특히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말이다. 그러므로, 관광지에서는 혹은 외국에서는 종종 덤탱이를 씌울 준비를 해야 한다. 영리한 호객꾼들은 이러한 관광객 및 여행자들의 특성을 잘 활용한다. 그러나 이는 비단 호객꾼들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현대에 들어오면서 전문화가 가속화 되었다. 전문성을 기반으로 물리적 생산성이 효과적으로 향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잘 모르는 것은 비단 낯선 외국 땅에서의 물가 및 지리만은 아닐 것이다.


인도 뉴델리에 있는 카슈미르 게이트에서 내렸다. 버스가 날 이곳으로 안내를 했다. 이제 가야할 곳은 여행자 거리인 빠하르 간지다. 뉴델리역 근처에 있다.


카슈미르 게이트 근처에 내리자 마자 수 많은 뚝뚝 드라이버 호객꾼들이 달려든다. 어디로 갈건지 묻는 호객꾼. 저렴하게 해주겠다는 호객꾼. 각지 각색 사냥감을 노리는 하이에나 처럼 나에게 달려든다. 수십명이 몰려들었다. 좀처럼 빠져 나오기 쉽지 않았다.


배낭여행객에게 뚝뚝은 종종 사치이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조금은 고생을 하더라도 훨씬 저렴하게 이동을 할 수 있다. 물론 그만큼 편리하다. 버스에서 내린지 얼마 되지 않아 편히 다음 장소로 이동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편리하면 그만큼 비용이 더 들게 된다.


낡은 아이폰6를 여전히 가지고 다니는 여행객이었던 터라, 핸드폰의 지도 기능도 제대로 활용 하지 못했다. 이 낯선곳에서 믿을수 있는 것이라면 ‘나의 직관뿐이다’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뚝뚝기사들에게 근처에 지하철역이 있냐고 물었다. 확신에 찬듯 절대 없다고 한다. 몇 사람에게 물어보았지만 모두 근처에 지하철역이 없다고만 대답할 뿐이었다. 나는 믿었다. 굳이 없다고 거짓말을 할것 같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무언가 찜찜한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많은 고민 끝에, 싫다고 실랑이를 버리며 겨우 겨우 빠져 나왔다.


그러곤 목을 축일겸 길거리 상점에서 음료수를 사 먹었다. 그 후 넌지시 그 상점 판매원에게 이 근처에 지하철역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자신의 음료수를 사 먹어준 것에 대한 보답이라도 하는 듯, 재빨리 바로 저쪽이라며 손짓으로 위치를 알려 주었다. ‘역시 공짜는 없구나’. 기브앤 테이크라 하지 않나. 유용한 정보를 그냥 호의로 알려줄 것이라고 착각한 내가 오히려 순진한 것일 수 있다. 걸어서 십분 정도 거리였을까 지하철 역이 드러났다. 다행이라 생각을 했다.


진실을 알고 나서, 갑자기 그 툭툭 기사들이 괘씸하게 느껴졌다. 여행객 한 명 낚으려고 거짓말까지 하다니. ‘세상 살이가 삭막하구나’.


다른 한편으론, 문득, 우리가 사는 세상과도 같아 보였다. 많은 사람들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이익을 위해서 진실을 묵인한다. 나 또한 그런적이 많았던것 같다. 우리가 근시안이 되는 이유일까. 조금 용기를 내면. 한 발자국만 더 나아가면 무엇인가 있지 않을까?


이구동성으로 동일한 말만 하는 많은 사람들을 뿌리치고 나아가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한들 다수의 주장이나 의견이 항상 진리라고 보기도 힘들다. 그렇다면 무엇이 옳은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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