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위빠사나 명상 체험기

고엔카 전통

by 나루터


위빠사나 명상은 심신수련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유명한 수행법이다. 요가나 명상을 하는 곳에 모여 있는 친구들 중에선, 위빠사나 명상을 체험해 본 친구들이 한 두 명씩은 있기 마련이다. 인도의 마이소르에서도 그리고 인도 저 밑 케랄라에서도 위빠사나 명상을 경험해 본 친구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위빠사나 명상은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수행법으로 알려져 있다. 약 2,600여 년의 전통이다. 붓다는 이 수행법을 통해서 많은 성인들을 배출시켰다. 붓다가 세상을 떠날 때, 500명의 아라한 (혹, 성자)이 붓다의 가르침을 남기기 위해 결집을 하였다고 전해진다. 500명의 아라한은 단지 특정한 시점에서의 수치일 뿐이다. 이 외에도 붓다가 그의 제자들과 주변사람들을 성자로 이끈 사례는 너무나도 많다. 본인이 완전한 성인이 되는 것도 어려운데, 다른 사람을 성인으로 이끄는 것은 더욱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성인에도 등급이 있다. 본인 스스로만 성인이 될 수 있는 성인. 그리고 본인 외에도 다른 사람을 성인으로 이끄는 성인. 다른 사람을 성인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요소를 필요로 한다. 첫 째, 성인이 되는 실질적인 방법을 알아야 한다. 특히, 본인 스스로 터득할수록 유리하다. 붓다가 그러했듯 말이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여 성인이 된 경우 (이런 경우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을 성인으로 이끌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두 번째, 복이 많아야 한다. 즉, 사람들이 많이 따라야 한다. 실질적인 방법을 알아도 그리고 자신의 지혜가 충분하다고 해도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것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붓다가 다른 수많은 사람들을 성인으로 이끈 수행법이 위빠사나 명상이다. 그러니 명성이 자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도에 수많은 성자들이 배출되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성자를 배출시킨 성자라면 붓다일 것이다. 인류 역사에 수많은 성자들이 배출되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성자를 배출시킨 성자라면 붓다일 것이다. 성자들을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할 수 있지만, 성자들도 다 자신에게 주어진 복의 크기와 지혜의 깊이가 다를 수 있다.


인도에는 위빠사나 명상센터가 무수히 많다. 특히나 한국에서 베스트셀러로 유명했던 <<사피엔스>> 와 <<호모 데우스>>의 저자 유발하라리는 위빠사나 명상 수행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저서 <<호모 데우스>>를 그의 스승인 고엔카에게 바친다고 명시하였다. 그에 따르면, 위빠사나 명상 수행 없이 그 책을 집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하였다. 사실은 나도 스티브 잡스에 이어 그에게 영감을 받아 명상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고엔카는 미얀마에서 태어났지만 인도계통이었다. 그는 두통의 치료를 위해 우연히 미얀마의 명상센터에서 위빠사나 명상을 체험한 후, 위빠사나 명상을 널리 알리는 존경받고 유명한 명상 티처가 되었다. 그는 나중에 그의 조상의 고향인 인도로 돌아와 수많은 위빠사나 명상센터를 건립하는 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엔카 계열의 위빠사나 명상센터만 인도에 100여 개가 넘었다. 사실 나는 히말라야 근처와 같은 특별한 장소에서 위빠사나 명상을 체험하고 싶었으나 경쟁이 너무 치열했다. 몇 달은 기다려야 참석할 수 있을 지경이었다. 명상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은 제한되어 있었다. 또한, 경쟁이 치열한 데에는 일절 참석 비용이 필요하지 않은 파격적인 조건도 한몫했을 것이다. 참석에 따르는 모든 비용은 자발적인 기부를 원칙으로 한다.


곧 고엔카 스타일의 위빠사나 명상 체험을 해보고 싶었던 지라, 비교적 자리가 많이 여유가 있던 센터로 선택하였다. 그곳은 라자스탄에 위치해 있었다. 라자스탄 하면 사막이 떠오른다. 그곳 명상센터가 인기가 없던 이유일지도 모른다. 다행히 라자스탄은 내가 있던 뉴델리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장소였다. 거대한 인도의 땅을 감안한다면 말이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그곳까지 찾아가는 길이 녹록지 않았다. 접근성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명상센터는 매우 한적한 곳에 텅 하니 놓여 있었다. 그래도 가까스로 그곳까지 찾아갈 수 있었다.


방을 배정받았다. 같은 방을 배정받은 한 친구가 며칠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프로그램을 포기한 것이다. 10일 코스였지만 어느새 명상센터의 참여자들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포기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 갔다. 나 역시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코스를 완수할 수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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