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락 내리락

by 나루터


그 명상센터는 인도에서도 깡 시골에 위치했던 터라 외국인이었던 내가 신기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질문 공세를 받곤 하였다. 특히 10대 20대로 보이는 청년들이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나 외에도 러시아 출신의 수행자로 보이는 외국인도 보였다.


그렇게 10일간의 명상 리트릿을 마치고 떠날 시간이 되었다. 다행히 그 센터에서 알게된 한 소년이 나와 그 러시아 친구를 자신의 아버지의 차로 초대하였다. 그 차로 편안히 버스타는 곳까지 갈 수 있게 되었다. 마침내, 그곳에 도착하자 마자 막 출발을 하려는 버스가 있었다. 다음 목적지는 자이푸르다. 이곳에서 버스로 약 5시간 정도 소요가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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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떠나려던 버스를 탔던지라 앞쪽에는 이미 자리가 가득차 앉을 곳이 없었다. 어쩔수 없이 맨 뒷 좌석 부근에 앉아야 했다. 이 때까지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곧 버스가 출발하고 왜 이 자리에 사람이 앉지 않는지를 알게 되었다. 인도는 아직도 비포장 도로가 많다. 자갈길 같은 곳을 버스가 서스럼 없이 지나가기도 하고, 마주보는 차들을 향해 아무렇지 않게 돌진하기도 한다. 즉, 뒤에 앉을 수록 차의 덜컹거림을 더 생동감있게 느껴야 한다.


차가 덜컹덜컹 거리면서 나의 몸도 함께 공중부양을 하게 되었다. 이것이 뒷자석에 앉는 매력이라면 매력일 수도 있을것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라도 공중부양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구나 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는, 10일의 명상 체험을 한 직후라고 하더라도, 안타깝게도 결국엔 생기지 않았다. 덜컹덜컹 거릴때마다, 몸에 고통만 가중이 되는것 같아 보였다. 쉽지만은 않은 여정인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곧 이 ‘덜컹거림’도 적응 되어 갔다. 어떻게 하면, 충격을 덜 받는지 요령이 생겼다. 덜컹 거릴때 앞 좌석을 손으로 꽉쥐고 움직이지 않으려고 하면, 오히려 고통이 가중된다. 올라가면 올라가는데로 내려가면 내려가는데로 자연스럽게 그 ‘덜컹거림’에 몸을 맡기면, 고통이 덜 한다. 즉, 이 버스의 움직임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버스와 내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고 일부라고 생각을 하며 흐름에 맡기니 생각보다 견딜만 하였다.


흥미롭게도, 다이나믹하게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은 이 버스에서의 경험만이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삶 자체가 끊임없이 올라가고 내려가는 과정이지 않을까?


인도 여행이 흥미로운 이유중 하나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배움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을 통해서, 동물을 통해서, 호객꾼을 통해서, 특정한 사건을 통해서, 그러고 보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경로는 매우 다양하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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