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그러는데 2030년 되면 80%의 은행이 사라진대
지난 주말 강릉으로 오랜만에 가족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추석 때부터 연달아 가족 장례식을 치르며 지친 엄마아빠를 위한 이벤트였습니다. 날씨도 너무 좋고 언니가 예약한 숙소도 너무 예뻤습니다. 저녁에는 강릉 중앙시장에서 사 온 회와 닭강정에 각자의 술을 마시며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중간에 엄마와 근처 편의점에 다녀오니 아빠와 언니의 대화 주제는 경제로 넘어가있었습니다. 열띤 토론을 벌이던 중 아빠의 얘기에 언니와 저는 서로 쳐다보며 또 '무슨 얘기를 하는 걸까?'라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아빠: 내가 뉴스를 봤는데 2030년이 되면 현재 있는 은행의 80%가 사라진대. 직원들도 엄청 줄어들겠지.
나: 뭐.. 그 얘기야 예전부터 나오고 있지. 우리 동네에도 사거리에 있는 국민은행 재작년에 사라졌잖아. 거기 진짜 오래 있었는데.
아빠: 그렇지. 그래서 내 생각에는 이제 인터넷뱅킹 주식이 많이 올라가지 않을까 싶어. 어떤 종목들이 있는지 좀 찾아봐.
언니, 나: 인터넷뱅킹 주식..? 그게 무슨 말이야?
아빠: 아니 지금 말했잖아. 뉴스에서 2030년이 되면...(위에 말을 계속해서 반복함)그러니까 인터넷 뱅킹 주식이 올라가겠지.
언니: 아니 인터넷 뱅킹 주식이 뭐야? 그런 건 없어.
아빠: 그런 게 왜 없어? 카카오뱅크랑 토스 그런 게 많이 뜨지 않겠어?
나: 아빠, 인터넷 뱅킹이란 건 은행 업무를 말하는 거야. 모든 은행이 인터넷 뱅킹을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어. 아빠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언니: 은행이 사라진다고 해서 어떤 주식이 오르지는 않아. 상관이 없어.
아빠: 상관이 없어?
나: 응, 없어. 은행이 사라진다고 카카오뱅크나 토스가 대체를 하는 게 아니야. 다른 대체제가 생기지도 않아.
아빠: (놀란 목소리로) 대체제가 안 생겨?
나: 응. 아빠 지금 신한은행에서 이체할 때 핸드폰으로 하잖아. 나도 그래. 나는 개인 업무 보러 은행 안 간지 진짜 오래됐어. 사람들이 안 오니까 은행이 문을 닫는 거야. 그리고 인터넷뱅킹 주식이라는 거는 없어.
아빠: 그래.. 그러면 카카오나 이런 데서는 인터넷 업무를 대출위주로 해주는 건가?
나: 내가 알기로 카카오뱅크는 지점이 없는 거로 아는데 대출 위주로 하는 건지는 모르겠어.
아빠: 지점이 없어? 근데, 전에 뉴스에서 대출한다고 봤거든
나: 뭐, 거기만의 대출 절차가 있겠지. 비대면으로 서류를 보내서 대출을 받는다던가 하는.
<아빠에게 쓰는 편지>
끝나지 않는 아빠와의 대화. 어이도 없고 화가 날 때도 있지만 가족 모임을 할 때면 언제고 열띤 토론을 하는 우리 가족이 나는 좋아. 젊을 때 했다가 손해 본 이후로 쳐다도 안 봤던 주식을 아빠가 다시 관심 가지는 것 같아서 응원과 걱정의 마음이 동시에 들어. 주식 관련 사기꾼들 인터넷에 정말 많은데... 하아... 그거 아니라고 아빠를 설득시킬 내 모습이 왜 벌써 그려지는 거지? 그때 가서 고민해야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