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디지털]#18-feat.기가 낮추면 가격이 싸져?

끝나지 않는 요금제 설명의 반복

by 행부헤일리


일요일 오후, 오랜만에 가족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엄마는 볼 일 보러 시골에 내려갔고 언니는 오고 있는 중이라 아빠와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궁금증이 많은 아빠는 질문을 던집니다.


아빠: 핸드폰을 6기가로 낮추면 가격이 더 싸지나?

나: 데이터 말하는 거지? 아빠가 지금 가입한 요금제 전에 보니까 10기가던데. 데이터만 6기가로 낮출 수는 없어.

아빠: 그게 안돼?

나: 안돼. 전에 설명했다시피 요금제는 문자+전화+데이터 이 3가지로 이루어져 있어. 종류가 진짜 많아. 아빠가 전에 통신사 가서 직접 가입한 거잖아. 그때 통신사도 여러 군데로 여러 번 갔었잖아. 가기 전에도 내가 지난 3개월치 사용량 말해줬었는데.. 그거 듣고 결정한 거 아니었어?

아빠: 그랬지. 근데 쓰다 보니까 내가 인터넷을 많이 안 써.

나: 그래! 아빠는 많이 써야 2기가 쓴다고 그때 겁나 여러 번 말해줬었구먼!

아빠: (머쓱해하며) 그랬나? 그럼 난 2기가라는 거지?

나: 근데 지금 말해줘도 또 까먹을 거잖아. 다음에 통신사 가기 전에 말해줘. 그때 다시 봐줄게.

아빠: 그래, 그럼. 근데 얘는 왜 이렇게 안 와?



요새 저희 엄마는 중학교 검정고시를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일도 다니며 바쁜 와중에 열심히 공부하는 엄마를 보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요즘 유튜브로 강의를 듣고 있는 엄마는 저에게 묻습니다.


엄마: 내일 시골 갈 때 고속버스 타면서 유튜브 봐도 되는 거지?

나: 버스에서 와이파이를 제공하면 되는 거고 아니면 엄마 데이터 나가는 거야.

엄마: (깜짝 놀라며) 아니 나 지하철에서도 보고 다녔는데!!

나: 전에도 설명했는데 이거 듣기 싫어도 이해해야 돼 엄마. 핸드폰 요금제가 문자, 전화,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어. 매달 엄마가 받는 데이터 이상으로 더 쓰면 돈 더 내는 거야. 이하로 쓰면 아니고.

엄마: 뭐, 일단 내일은 이모랑 준구(이모아들)도 가니까 해달라고 하면 되겠지.

나: 뭐, 그래. 와이파이 되는 버스도 있고 안 되는 곳도 있어서 가봐야지 알 거야.



<엄마, 아빠에게 쓰는 편지>

같은 얘기를 정말 몇 번을 해야 머릿속에 남는 걸까. 비꼬는 게 아니고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야. 확실히 나이가 들면 뇌는 퇴화되는 게 맞는 것 같아. 근데 엄마아빠는 책도 많이 보는데 이 정도라니.. 정말 인간의 노화 무섭다. 동시에 이런데도 계속 배우려고 하고 성장하려고 하는 엄마 아빠 진짜 멋있다. 자랑스럽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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