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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짧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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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 퀸 Feb 15. 2024

시간 있으세요? 제1화

파란 눈의 금발 청년


금발에 파란 눈, 그가 나에게 다가다.

기숙사로 들어가려면 지나쳐야 하는 실내 농구코트. 그곳에서 볼을 넣다 말고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오는 그.

영화 속 주인공처럼 훤칠한 키에 섹시한 미소를 머금고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


내가 힐끔힐끔 쳐다봐서 따지러 오나?

내가 뭐 잘못나? 미국 예의를 몰라 내가 실수했나?

몰래 본다고 봤는데 너무 표시 나게 굴었나?


그의 이마에서 에서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젖은 머리칼은 농구화를 신은 그의 발이 바닥을 디딜 때마다 내 마음처럼 흔들다.

파란 눈이 내 눈과 마주친다. 내 볼엔 불이 붙다.


어쩌지? 난 영어를 아직 잘 못하는데.

그의 말을 못 알아들으면 어쩌지?

내 발음이 이상해서 나 이상하게 보면 어쩌지?


아, 나를 향해 직진 와 이젠 바로 코 앞에 선 그.

비누냄새인지 땀냄새인지 코가 간지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신의 머리털 같은 금발에 손을 뻗고 싶어 손끝이 따끔거다.


아, 미치겠다!

숨이 잘 안 쉬어진다.

심장이 마구마구 달린다.

안 되겠다. 더 이상은.


몸을 틀어 막 도망가려 찰나

그가 나에게 말을 다.  


"저, 시간 있으세요?"


What?!?!?!




- Do you have the time? <제2화> '찬란한 청춘이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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