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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 퀸 Jan 13. 2024

글쓰기의 최전선

저자: 은유


차례:

기억하고 싶은 말:

글을 쓴다는 것은 고통이 견딜 만한 고통이 될 때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일임을. 혼란스러운 현실에 질서를 부여하는 작업이지, 덮어두거나 제거하는 일이 아님을 말이다.


그러니까 세상을 바꿔야 할 이유가 없는 자들의 언어로는 이 세상의 모순과 불행을 설명하는 일이 불가능한 것이다. 생각을 언어로 풀어내는 과정을 거치면서 깨달았다. 나는 이미 어떤 가치체계에 휘말려 있었고, 그것은 내 삶을 배려하지 않았음을.
나만의 언어 발명하기.
이것이 내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까닭이다.
 
열심히 잘 쓰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그 '열심'이 어떤 가치를 낳는가 물어야 한다. 밤이고 낮이고 온 국토를 삽질하는 것이 '발전'은 아니듯 자신을 속이는 글, 본성을 억압하는 글, 약한 것을 무시하는 글, 진실한 가치를 낳지 못하는 글은 열심히 쓸수록 위험하다. 우리 삶이 불안정해지고 세상이 더 큰 불행으로 나아갈 때 글쓰기는 자꾸만 달아나는 나의 삶에 말 걸고, 사물의 참모습을 붙잡고, 살아 있는 것들을 살게 하고, 인간의 존엄을 사유하는 수단이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추천 포인트:

"내가 쓴 글이 숨 막히는 세상에 청량한 바람 한 줄기 위안이 되는 것도 좋지만, 사막을 옥토로 만들 물음의 씨앗을 품고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이 문장 하나가 저자 은유를 잘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아름다운 생각을 가진 저자의 바람직한 문장에 구절구절 다 줄을 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왜 글을 쓰고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글 쓰는 사람으로서 정체성을 고민해 보게 될 것이다.

단, 이 책은 출근길엔 위험할 수 있다. 난, 이 책이 주는 내용에 감응해서 너무 깊이 생각하게 되는 바람에 내려야 할 곳을 지나치고 말았다. 출근길만 피한다면 글쓰기에 이미 발 담근 여러분에게 뼈가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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