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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 퀸 Apr 12. 2024

무해한 사람

글쓴이: 최은영


인상 깊은 말들:

네가 뭘 알아, 네가 뭘. 그건 마음이 구겨져 있는 사람 특유의 과시였다.


나에게 영혼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 영혼은 "안전제일"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헬멧을 쓰고 있었을 것이다. 상처받으면서까지 누군가를 나의 삶으로 흡수한다는 것은 파멸, 조끼를 입고 헬멧을 쓴 영혼은 내게 그렇게 말했다.


사랑만큼 불공평한 마음은 없는 것 같다고 나는 종종 생각한다. 아무리 둘이 서로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더 사랑하는 사람과 덜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누군가가 비참해서도, 누군가가 비열해서도 아니라 사랑의 모양이 그래서.


"착하게 말고 자유롭게 살아, 언니. 울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싫어."



추천 포인트:

일곱 편의 소설엔 미성년의 시간들이 스며있다.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을 거치면서 어쩔 수 없이 상처를 주고받고 이별을 겪는 이들의 복잡 미묘한 감정선을 잘 묘사했다.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그 기억들은 남아 삶을 지배하고 있지 않을까? 물론 아픔들은 사람을 성숙하게 만들겠지만.

저자가 왜 제목을 《내게 무해한 사람》으로 정했는지 엿볼 수 있는 작가의 말을 적어본다.

"개인행동을 하고 싶었다. 나는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고통을 주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사람이 주는 고통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몸으로 느꼈으니까. 그러나 그랬을까, 내가. 그러나 나는 그런 사람이 되지 못했다. 오래도록 나는 그 사실을 곱씹었다. 의도의 유무를 떠나 해를 끼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나,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자, 때때로 나조차도 놀랄 정도로 무심하고 잔인해질 수 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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