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창공원 주변에 살면 안 되는 이유

효창운동장은 가을에 피크다!

by 미니 퀸

청명한 가을하늘, 솔솔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주말을 맞아 연인들, 가족들, 친구들,

모두들 부지런히 효창공원으로 모여든다.




나에게 주말 아침은

늦잠자기 딱 좋은 여유로운 시간.

일주일 동안 힘껏 당겼던 고무줄을 느슨하게 해 줄 시간.


그런데 가을이 되면 이 늘어짐을 도둑맞는다.

범인은 바로 효창공원 옆에 있는 효창운동장.

바야흐로 체육대회의 계절이 온 것이다.


아침을 깨우는 건 애국가와 국기에 대한 경례.

다시 까무룩 든 잠은 함성 소리에 다시 억지 기상.

세포까지 진동시키는 강렬한 리듬은 늘어진 몸을 흔든다.




올 초 집을 보러 왔을 때 부동산 중개업자는 효창공원이 가까워서 좋다면서 효창운동장도 잘 보인다며 장황하게 설명했다. 왜 좋은진 모르겠지만 그렇다니까 그게 좋은 건 줄 알았다. 이사하느라 정신없었고 금방 여름이 와서 효창운동장의 가을이 이렇게 들썩들썩할 줄은 미처 몰랐다.


어쨌든 이제 막 이사 왔기에 당분간은 효창운동장과 함께 살아야 할 운명이다. 그렇다면 내가 서방님(효창운동장) 하고자 하는 대로 좀 맞춰주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이번 주말 아침에는 슬슬 일어나서 운동장에 가볼까? 여기 주민인데 마이크를 통해서 하도 재미있는 소리가 들리길래 구경 왔다고 하면 환영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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