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누구 편?

아름다운 기도

by 미니 퀸

나를 괴롭혀 왔던 오래된 질문이 있다.

대체 하나님은 누구 기도를 들어주실까?


학창 시절엔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이번 시험 잘 보게 해 주세요."

나도 기도하고 내 반 친구도 이렇게 똑같이 기도할 텐데.


직장을 구할 땐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꼭 붙게 도와주세요."

나도 기도하고 그 자리에 면접을 온 다른 이들도 똑같이 기도할 텐데.


일등은 정해져 있고

뽑는 인원수도 정해져 있기에

나의 앞섬은 누군가의 뒤처짐이고 나의 합격은 누군가의 탈락이다.


나만을 위한 기도에 부끄럽고

남들은 떨어지게 해 달라는 간구에 악마적이며

하나님을 요술램프의 지니로 이용함에 가증스러움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이 기도부탁을 했다.

"언니, 이번에 사람을 새로 뽑는대서 서류 한 번 내보려고."


"일단 1차 서류 심사에서 10명 추려낸다니까 너무 실적 좋은 사람들 오지 않게, 넉넉하게 서류 심사/전공심사 통과하게 기도 부탁해." 이어지는 사랑하는 동생 카톡 메시지를 읽는 내 눈이 튀어나오고 입이 딱 벌어졌다. "실적 좋은 사람들은 다른 더 좋은 자리 찾아가게 기도, 플리즈~"


아, 그렇구나.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구나.

모두들 적재적소에 갈 수 있도록 예쁜 기도를 드릴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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