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그렇게 티나?

by 샤랄리방

'포커페이스'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도록 무표정하게 있는 얼굴의 모습. 상대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보이고 싶지 않을 때 쓰이는 말이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이 포커페이스를 잘 유지하며 살고 절대로 티를 내지도 않는다.


그런데 내 여자친구는 이 포커페이스를 잘 못한다. 그녀 나름대로 숨긴다고 하지만 숨기면 숨길수록 점점 얼굴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훤히 보이게 된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도 나는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왜냐하면 눈에 훤히 보이니까. 긴장을 하고 있다는지 배가 부르다든지 즐겁다든지 등 내 여자친구는 이 모든 게 고스란히 얼굴에 입력이 되어서 송출한다.


우리는 먹는 걸 좋아해서 종종 맛집을 찾으러 다닌다. 엄청난 맛집이 아니어도 그날 먹고 싶은 음식이 정해지면 그에 따른 가게를 찾아서 즐거움을 누리는데 먹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그녀의 머리에서 타자 치는 소리가 들리고 타자 치는 소리가 멈추는 순간 그녀를 바라보면 키워드가 딱 얼굴에 쓰여있다.


"배부름"


행동과 표정에서 구분하기 쉬울 정도로 그녀의 상태가 어떠한지 보여줘 나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물어본다,


"배불러?"


내가 물어보면 그녀는 자기의 속마음이 들켜 부끄러운 듯 쓱 웃으며 말한다.


"어떻게 알았어? 티 나?"

"얼굴에 쓰여있어"


얼굴에 다 쓰여있다는 말을 들으면 여자친구는 엄청 신기해한다.


"내 동생도 그렇고 쌤들도 그렇고 다 티가 난다고 하는데 그렇게 티나? 나 엄청 포커페이스했는데?"


그녀 나름대로 본인은 엄청난 포커페이스를 펼쳐서 티가 안 난다고 하지만 몸은 너무나 정직하게 숨기지 못했다. 그녀의 방화벽은 뻥 뚫린 것이다.


이와 같이 보드게임을 할 때도 알 수 있다. 한 심리전이 펼쳐질 때면 그녀는 영락없이 카드패가 좋은지 나쁜지 상대방이 훤히 꿰뚫어 볼 수 있게 얼굴에 표시를 한다.

그러면 나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권을 쥐게 되어 일부러 봐주거나 그냥 승리할 때가 있다.


그래서 매 데이트 때마다 더 여자친구의 얼굴을 보는 거 같다. 오늘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엇이 좋고 싫은지 보려고.


그녀가 자신의 생각이 읽히며 억울할 때마다 나는 그 모습이 귀여워 더 미소를 짓게 된다. 포커페이스. 계속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드는 연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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