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에는 5가지 오행이 있다. 물, 불, 흙, 나무, 금. 이 5가지의 조합으로 사람은 1년의 운세 또는 사랑을 알아보기도 하며 다가올 미래도 미리 대처할 수도 있다. 이 사주는 참 재밌는 게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의 사주가 있으며 그 사람과 잘 어울리는 궁합이 있다. 예를 들어서 내 사주는 물, 나무, 금이 있지만 불, 흙이 없다. 그러면 나는 어떤 사람과 잘 어울리는가? 바로 내가 없는 불, 흙을 가진 사람과 잘 어울린다.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나의 여자친구 태림이다.
태림이는 처음 봤을 때 아주 소심한 사람인 줄 알았지만 좀 더 마음을 열고 보니 내면에 불같이 활활 타오르는 열정이 가득했다. 특히 자기가 좋아하는 부분에서 장작불이 활활 타올라 투지를 치솟는데 이는 게임 속 버서커 캐릭터처럼 폭발하는 에너지가 어마무시하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녀의 사주가 뭔지 몰랐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 좀 더 가까워지면서 생활의 재밋거리를 나누다가 사주라는 게 눈에 들어왔고 언젠가 한 번 사주를 봤던 얘기를 나누고 보니 그녀의 사주가 불, 흙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면 우리의 궁합이 너무 좋은 게 아닐까?
하지만 정확히 우리의 궁합이 뭔지 몰라서 나중에 보러 가자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이 금방 찾아왔다.
한 번은 홍대에서 만나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 놀거리 많고 먹거리 많은 곳에서 무얼 하며 놀아야 이 데이트하는 시간을 잘 보냈을까란 말을 듣고 싶던 우리는 주변을 맴돌다가 눈에 들어온 곳이 있었다.
'타로 / 사주'
전에 들은 바로 우리는 사주에 큰 재미를 갖고 있었으며 언제 같이 보러 가자고 약속했는데 마침 눈앞에 사주집이 있었다. 통창유리로 되어있는 가게는 내부가 훤하게 보였는데 그 안에 앉아계시던 사장님과 우리의 눈이 맞닥뜨렸다.
사장님은 냉큼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는 우리에게 들어오라는 손짓을 하셨다. 그 손짓이 움직일 때마다 우리의 발걸음도 한 걸음씩 가게로 나아갔고 어느새 가게 자리에 앉았다.
사장님은 아주 기품 있어 보이셨다. 손동작 하나에도 절도가 있으셨고 우리는 무언가 제대로 된 곳을 온 기분이었다.
"누가 먼저 볼 건가요? 여자분? 남자분?"
"제가 먼저 볼게요."
"생년월일 태어난 시 알려주세요."
"199X 년 7월 5일 XX시 양력입니다."
태림이의 생년월일을 듣고 노트에 사주오행을 척척 적어나가신 사장님은 그녀의 사주를 보시더니 아주 좋은 사주를 본 듯 고개를 끄덕이시며 태림이를 바라봤다.
"사주에 복이 아주 많네요. 아주 복덩이야. 얼굴에도 딱 복이 있어 보이는데 사주에도 그렇게 쓰여있네요."
"정말요?"
"어디 보자.. 먹을 복도 타고났고 돈복도 타고났고 세상에 남자복도 타고났네."
"진짜요?"
"게다가 금손이야 재주도 있고 사업해도 되겠어요."
"사업이요? 오빠 우리 부자 된다!"
"남자친구분은 복덩이 만나셨네요. 근데 성격에서 게으르다가 보이는 데 성공하려면 게으르면 안 돼요."
"네."
"여성분은 사주에 불이 많아요. 그래서 이 활력은 넘쳐서 파이팅이 넘치겠어요. 특히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는"
"오 맞아요. 그게 다 나와요? 신기하다."
"근데 물이 없네요. 물이 아예 없어서 이 에너지를 진정시킬 요소가 필요하겠어요."
"맞아요. 제가 그래서 싸우려고 하나 봐요."
"싸우면 안 돼요. 릴랙스."
"네"
태림이의 사주를 봐주고 나서 내 사주를 봐주셨다.
"생년월일 태어난 시 알려주세요."
"199X 년 8월 25일 XX시 양력입니다."
내 생년월일은 보시고는 놀라신다.
"여자분은 불이 많고 물이 없는데 남자분은 물이 많고 불이 많네요. 둘이 서로 잘 메꿔주는 조합이네요."
"그래요?"
"남자분도 식복이 있네요. 금전운도 나쁘지 않고 인복도 좋고 앞가림은 잘하겠어요."
"오오"
"또 여자운도 좋은데 여기 보니 아내를 잘 만나서 결혼생활도 잘할 거 같아요."
"그러면 좋겠다."
"성격도 차분하고 생각이 깊네요. 여자친구분은 참 좋은 남자친구 두셨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 둘의 사주를 봐주시고는 궁합도 봐주셨다.
"둘의 궁합은 정말 좋게 나왔어요. 서로 부족한 부분도 채워주는 사주이고 부부궁합도 좋고 결혼운도 좋네요. 두 사람은 서로 이해를 잘해서 싸울 일도 별로 없겠어요. 지금처럼 쭈욱 잘 만나서 결혼도 할 수 있겠어요.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한 번 더 보러 오세요. 그땐 서비스로 봐줄게요. 두 사람 궁합이 너무 좋아서 봐주고 싶네요"
"저희 둘이 궁합이 그렇게 좋아요? 물론이죠! 다음에 꼭 다시 올게요!"
사장님의 명함을 받고 나온 우리. 사주 얘기를 하며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고 무엇보다 둘의 궁합이 너무 좋다고 하니 우리 둘의 사랑도 더 커진 기분이었다. 물과 불의 만남. 이 사주를 보고 나니 딱 떠오르는 영화가 있었다. 그건 바로 "엘리멘탈"
디즈니 만화 영화인데 원소의 나라에 사는 불의 원소 '앰버'와 '물의 원소'웨이드'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이다. 불과 물은 서로 맞닿으면 어느 하나는 사라진다. 그래서 영영 붙어있을 수 없는 관계인데 이들은 그들이 처한 환경을 극복하고 끝내 떨어질 수 없는 끈끈한 사랑을 이룬다.
만날 수 없는 존재. 물과 불은 그런 존재인데 해피엔딩을 만나니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앰버'와 '웨이드'처럼 우리도 그렇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고 자신이 갖고 있는 에너지가 과하지 않게 서로를 보듬어주니 정말 궁합이 좋은 커플인 것이다.
그래서 물과 불의 에너지를 정의하는 우리의 연애는 조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