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가보는 거야!!"
내 여자친구는 언제나 내게 듬직한 사랑꾼이다. 나보다 두 살 어린 연하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날 지켜주려는 연상미를 내뿜어 가끔은 내가 연하가 된 기분이 든다.
처음의 이미지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까면 깔수록 그녀에게는 불처럼 활활 타오르는 에너지가 있어서 물처럼 연한 내겐 너무나도 좋은 연인이다. 그녀는 고요하게 흘러가는 내 시간 속에서 보글보글 끓게 만들어서 인생의 재미를 더해줬다.
태림이는 성격이 게으르지만 자기가 얻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눈에 불을 피워서라고 꼭 그걸 쟁취하려는 욕구가 있다. 그리고 끝내 그걸 얻으면 세상 다 가진 사람처럼 해맑게 웃으며 기쁨을 만끽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 항상 잔잔하게 살아온 내게 묘한 감정이 끓어오른다.
짜릿함. 마치 내가 잊고 있던 무언가가 주전자처럼 펄펄 끓기 시작하더니 그녀가 기뻐하면 나도 똑같이 기뻐서 같이 웃게 된다. 그녀가 얻은 짜릿함을 나는 간접적으로 전해지며 나 또한 심장이 뜨겁게 울리는 마음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를 만나고 나서 잠시 멈추었던 취미 생활에 다시 불을 피우기 시작하며 언제 어디서나 열심히 블로그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에게 동력원을 얻어서 내 안에 가득 찬 잔잔한 물을 뜨겁게 끓는 물로 바꾸어 에너지로 사용하고 있다.
그녀는 내게 있어서 정말 좋은 불의 에너지다.
"태림아, 진정해."
반대로 나 또한 그녀에게 좋은 물이 되어주고 있다. 그녀는 불을 너무 세게 지펴서 매사에 투사가 되어서 진정이 쉽게 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엇나가는 일이 있으면 불을 지펴서 그걸 끝내려고 하는데 그중 하나가 뽑기다.
언제부턴가 인형 뽑기가 다시 유행을 하게 되며 100걸음에 한 번은 꼭 인형 뽑기 샵을 마주치게 된다. 그러면 우리는 꼭 데이트하다가 들려서 마음에 드는 인형을 뽑는데 이게 될 때까지 하는 끈기는 있지만 그 끈기가 지나치면 독이 되어 가끔은 제동을 걸어줘야 한다. 그녀는 브레이크 없이 엑셀만 밟는 경우가 있어서 그걸 통제해 주는 게 바로 나의 물의 에너지다. 활활 타오르는 불이 더 타기 전에 진정을 시켜줘서 더 이상 그녀가 몰입을 하지 못하게 내가 제재를 가한다.
처음에는 너무 타올라서 쉽게 진정이 되지 않았지만 점차 물을 많이 받은 불은 그 힘을 잃어 식게 되었다.
그리고 쉽게 타오르지 않게 옆에서 가끔씩 물을 뿌려주니 그녀는 조금씩 자신의 불을 조절하며 쏟을 때는 확실하게 쏘고 그러지 않을 때는 화력을 조절하며 에너지를 아꼈다.
내가 그녀에게 짜릿함이라는 감정을 얻었다면 그녀는 내게 차분함이라는 것을 알아가고 있었다. 때로는 활활 타오르는 불보다는 잔잔하고 오래 타는 불이 따뜻하고 아름다울 때가 있다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우리의 정반대 에너지는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주며 순환을 하고 있어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는 만나면 항상 따뜻한 보일러가 돌아가는 시간 속에서 사랑을 피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