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한 아버지의 칭찬

그렇게 알아가는 나의 재능

by 샤랄리방

불과 7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집은 매우 무뚝뚝한 집안이었다. 할아버지를 시작으로 아빠도 나도 그리고 내 밑에 동생들도 매우 무뚝뚝하다. 오죽하면 집에서 말소리 듣기가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다지만 서로 대화를 잘하지 않았고 표현하는 것도 어색했다. 엄마는 우리 남매에게 무뚝뚝한 성격은 닮지 말라고 항상 당부했다. 그래도 지금은 어느 정도 표현을 하면서 살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딱 한번 아빠한테 인정받은 칭찬을 받은 적이 있었다.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나는 방학숙제를 하고 있었다. 그 당시 몇 개의 방학숙제가 있었고 그중 사회 선생님께서 미국으로 일주일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자기가 갔던 코스를 진짜 여행을 간 것처럼 여행기록일지를 써오라고 하셨다. 그 당시 우리 집에는 프린터가 없어서 나는 손수 펜으로 일일이 쓰며 꾸미고 그랬다. 내 방학숙제는 일주일 만에 뚝딱 완성이 되었고 개학하기 전에 미리 내 방 한 곳에 모아두었다. 숙제를 끝냈단 산뜻한 마음으로 게임을 하러 거실에 있는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열심히 게임에 집중을 했던가 그사이에 아빠가 내 방에

물건을 찾으러 들어갔다가 내 방학숙제를 보셨다.


게임을 마치고 나서 내 방에 들어갔을 때 이미 아빠는 내 숙제를 다 보셨고 나에게 물었다.


"이거 네가 다 쓴 거야?"


당연히 내가 했기에 내가 했다 말하니 아빠는 내게 글 쓰는 재능이 있다며 처음으로 칭찬을 했다. 분명 어릴 적에 칭찬을 들은 것이 있었겠지만 내게 이 칭찬은 그 어느 칭찬보다도 처음으로 뿌듯함을 준 칭찬

이었다. 표현도 잘하지 못하고 무뚝뚝한 아빠가 칭찬을 한 것에 첫째로서 감동을 받았던가 그날은 내 숙제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꼈다. 훗날 개학 후 그 숙제를 내고서 알게 된 것인데 선생님께서 내 숙제를 보고 칭찬을 하셨다고 친구에게 들었다. 나는 그때 병원에 입원해서 몰랐지만 퇴원 후 학교에 돌아와 보니 그 숙제 점수는 만점이었고 그때 내가 글을 쓰는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날을 기점으로 나는 글을 쓰는 것에 관심이 생겼다. 교내 백일장이 열릴 때도 참여해서 상도 타고 무엇보다 지루하다고 느껴졌던 국어수업에 재미가 생겼다. 소설이나 수필을 배울 때면 더욱 집중해서 수업을 들었고 희곡이 나왔을 때는 마치 그 역할이 된 것 마냥 대사를 읊으면서 수업을 열심히 들었던 거 같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이 있다. 아빠의 칭찬이 내게 매우 좋은 영향을 주었으며 시간이 흘러서도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내 욕심을 저버리지 못한 하나의 시너지가 된 거 같다. 그 칭찬은 지금도 생각하면 더할 나위 없는 나의 첫 뿌듯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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