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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랄리방 Sep 28. 2024

24년 9월 넷째 주 감사일기

9월 23일 월요일 / 맑고 선선한 날


어제 오후쯤 갑자기 싸한 느낌이 찾아왔다. 마치 하늘에서 "넌 꼭 휴식을 취해야 해"라고 말하는 것처럼 월요일에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집에서 쉬어야 할 거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오늘 일도 쉬며 나만의 휴식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런데 찰나의 순간 방심한 탓에 등에 부상을 당했다. 어제저녁에 공원 가서 운동을 하려고 나갔는데 이상하게 너무나 가기 싫었고 왠지 가면 안 되고 그냥 쉬어야 할 거 같았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은 그저 나태한 생각이라 보고 싸한 느낌을 저버린 채 몸을 일으켜서 공원에 갔다. 공원에 도착하자마자 간단하게 몸을 풀고 봉을 잡고 딥스를 하는데 이상하게 평소보다 몸이 좀 무겁고 통증이 왔다. 맨몸 운동이고 내 몸을 드는 거라 그런 건가 싶어서 아무렇지 않게 다시 하려는데 그 순간 등에 통증이 왔다. 딱 등이 결린 것이다. 그때 아차 싶었다. 내가 느낀 싸함은 오늘부터였구나라는 걸.


결국 야밤에 동생 자취방에 가서 파스 붙여달라고 해 등에 파스 붙이고 집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다행히도 병원에서는 골격에 이상은 없고 무거운 걸 많이 들어서 근육이 조금 부었으니 약 먹고 휴식을 취하면 금방 나을 거라 했다. 이 시기에 아프면 정말 골치 아픈데 약 잘 먹고 휴식을 취하는 정도로 끝나서 정말 다행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어제 다짐한 대로 하루종일 집에서 누워 휴식을 취했다. 등이 아파서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제대로 있지도 못해서 그저 누우면서 휴식을 취했는데 오랜만에 하루종일 누워서 쉬는 것인지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 느낌을 받았다. 현실에 치여 바쁘게 지내던 지난날들이 오늘 하루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쉬니 그동안 딱딱하게 쌓인 피로가 부드럽게 녹아내려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것만 같았다. 이래서 휴식이 필요하구나.


어제 내가 느낀 이 싸함은 아마도 내 몸도 그렇지만 마음에도 휴식이 필요함을 알리는 신호이자 누군가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비록 어제 찰나의 순간 방심으로 등에 통증을 앉혔지만 그래도 오늘 휴식을 취하며 있으니 전보다 나아졌다.


항상 바쁘게 살아오며 나에게 제대로 휴식을 주지 못해 미안했는데 운동하다가 등을 다쳐 반강제로 이렇게 쉬게 되니 참 아이러니하다. 어쩌면 이 등 통증은 내 몸이 무리를 했으니 인지하라는 뜻일 수도. 그래 내일을 위해 오늘 제대로 쉬면서 휴식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자.



9월 24일 화요일 / 맑고 나들이 가기 좋은 날


어젯밤 집에서 타로 카드를 만져보다가 어떤 운세가 나올지 한 번 뽑아봤다. 내가 뽑은 카드는 "타워 카드". 갑작스러운 변화가 찾아오는 것을 의미하는 카드다. 이 카드는 대체로 부정의 카드로 의미를 부여하는데 때로는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전화위복을 뜻하는 카드이기도 했다. 나에게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생기며 잠을 청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오늘, 아침 일찍 포천으로 출장 공연을 다녀오며 집을 돌아오는 길. 친구의 생일을 알게 되어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 친구는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에서 만났으며 그 당시 배우를 꿈꾸던 친구였다.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친구이기에 멀리서 응원을 해주고 그랬는데 졸업 후 소식이 뜸해졌다가 최근에 건너 소식을 듣고 어쩌다 또 연락이 닿아 연락을 하고 지낸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데 오랜만에 연락해도 잘 지내는 거 같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 친구에게서 슬픔이라는 감정이 느껴졌다. 아마 자기의 꿈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전부터 이 친구를 만나면 해주고 싶은 말들이 있었는데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아서 못 했다가 이번에 생일이라 오랜만에 연락을 하였고 생각난 김에 이 친구에게 내 생각을 전달했다.


지금은 긴 방황을 하고 있지만 곧 너에게 기회가 생길 것이다. 이 말을 하고 나니 어젯밤 봤던 타로 카드가 떠올랐다. "타워 카드". 아무래도 이 카드는 내가 아닌 이 친구에게 해주고 싶어서 나온 카드가 아닐까 싶었다. 어쩌면 나는 이 친구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을 했을 운명이었을지도. 그래서 오늘 이 친구와 연락을 해 적어도 너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으니 의지를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전달했다.


만약 내가 어젯밤에 이 타로 카드를 뽑지 않았다면 내가 오늘 이 말을 했을까. 안 했어도 했겠지만 적어도 전하려는 마음의 크기는 달랐을 거 같다. 전화위복. 지금 긴 방황을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사자성어다. 나 또한 이 전화위복으로 많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했으니 분명 이 친구도 그럴 거라 믿는다. 고로 생일을 축하하며 항상 잘 지내고 있어.



9월 25일 수요일 / 맑고 맑은 날


오늘 첫 타로를 배우고자 강의를 들었다. 타로 카드 관련해서 몇 가지는 대충 알고 있었으니 정확히는 각 카드별 의미를 잘 몰라서 공부하고자 했다.


타로 카드를 공부하려는 이유를 묻는가 하면 여러 가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다. 예전부터 운과 행복 관련해서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이 두 가지를 활용해 그 누구보다 사랑이 담긴 로맨스 작품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다.


몇 년 전에 한번 로맨스극을 썼던 적이 있다. 그 당시에도 운과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넣어서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키워드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좀 더 경험을 쌓고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써보기로 했다.


그렇게 흘러 온 게 타로다. 타로는 연애할 때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꼭 연애뿐만 아니라 고민거리가 있거나 나의 행복을 찾는 데 있어 카드의 힘을 빌린다. 타로가 무조건 맞는 건 아니지만 희망을 줄 수 있고 포기하려는 순간에 기회를 건네줄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해서 이번에 타로를 배우고 이걸 활용해 로맨스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뭔가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열정을 불태우게 되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타로를 배우는 게 재밌어서 타로 카드를 마스터해서 얼른 작품을 만들고 싶어졌다.


카드가 다시 삶의 의욕을 채워줘서 사는 재미가 생겼다. 타로카드야 고맙다.


내 질문에 나온 카드

9월 26일 목요일 / 살짝 더웠던 날


맑은 하늘을 바라보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이유는 없고 그저 푸른 도화지에 새하얀 구름이 두둥실 떠있는 걸 보면 가만히 멍 때려도 기분이 좋고 그런다.


요새 날씨가 너무 좋아서 맑은 하늘을 보면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싹 풀리는 거 같다. 나들이라도 한 번 가야 하나 싶은데 바빠서 가지 못 하니 점심시간에 밖을 나가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고 있다.


날씨가 사람의 기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하루. 그래서 그런지 오늘 일하는 것도 전혀 힘들지 않았고 저녁에 운동하러 갔는데도 힘이 넘치고 그랬다. 맑은 날씨 덕에 기분이 좋은 하루였다.


기분도 좋으니 오늘 저녁은 닭강정

9월 27일 금요일 / 구름이 살짝 낀 날


오랜만에 금요일 공연을 하러 혜화에 갔다. 평소라면 주말에 갔을 텐데 이번주는 금요일도 공연을 해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하고 갔다. 오랜만에 오전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데 지하철 안은 북적북적한 주말보다 한가했다. 오전에 다리를 건너는 지하철 안에서는 평일의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외국인 여행객들은 신나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고 오늘의 여행 코스를 얘기하며 금요일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그들만의 신나는 이야기를 펼치며 지하철을 즐겼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좋은 점이 있다. 바로 사람들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 대부분 사람들은 열심히 휴대폰을 보며 고개를 들지 않는다. 나 또한 그렇다. 그러나 외국인 여행객들은 전철 노선도를 보거나 일행과 함께 얘기를 하며 보통의 사람들과 다르게 한껏 신나 보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갔다. 그들은 지금 즐기고 있는 여행으로 인해 얼마나 행복할까.


작은 부러운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나도 언젠가 여행을 가야겠다 다짐한 하루였다. 나도 그들처럼 여행을 가면 어린아이처럼 한껏 들떠있고 신나겠지. 오랜만에 가는 금요일 출근길에 여행객들을 보며 신나는 상상을 해본 하루였다. 이 또한 훗날 여행을 갔을 때 신나고 감사한 일화가 되겠지.


그대들도 신나게 맛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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