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전 불안이 커지는 이유

by Nadaum

사실 살면서 늘 작게든 혹은 크게 불안을 느끼지만,

요즘만큼 그 빈도가 잦고 크기가 커진 적은 처음이다

밤만 되면 잠이 오질 않고 잠을 자면 깨어나기가 싫다.

잠으로 잠으로 도망치기도 한다.


20대 초•중반에는 ‘아직 시간 많아’라는 생각이 의연 중에 깔려 있어서 그런지 무언가에 도전하고 시작하고 또 하고 싶은 대로 경험하며 사는 게 큰 선택이라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내 마음 가는 대로 살았던 것 같다.


29살 그리고 서른, 이제는 내가 하는 모든 선택 하나하나가 되돌릴 수 없는 결정처럼 느껴져 무겁기만 하다.


지금 이 일을 시작해도 될까?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여기서 멈추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스무 살 초반 즈음에 사회생활, 타국생활 하다가 만났던 어른들의 나와 같은 고민에 너무 밝고 긍정적이게 할 수 있다고, 늦지 않았다고 말하던 내 모습이 오버랩되며 생각이 난다.


나보다 인생을 5-10년은 더 살았던 그분들의 고민의 무게가 이제는 내 고민이 되었다.


20대엔 ’ 무언가를 해 보고 싶다 ‘ ’ 다양하게 경험해 보고 싶다 ‘ 가 기준이었는데, 이제는 가능성 보단 결과가, 과정보단 안정이, 경험보단 자산이 필요한 현실을 맞닥드리니 기반 없이 반대로만 살아온 나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이렇게 기준점이 바뀌다 보니 결국

연봉, 결혼, 커리어, 모아둔 돈(자산) 같은 눈에 보이는 지표로 나 스스로를 평가하게 되고


이전까지만 해도 ‘이 길이 맞나?’라고 스스로 에게 던지던 질문이 ‘지금까지의 선택이 틀린 거면 어쩌지?’로 바뀌면서 불안이 증폭되는 것 같다.


더군다나 나는 해외생활을 오래 한 것치곤 내로라할 경력도, 돈도, 학력도 없고 하는 일도 자주 바뀌고 주고 프리랜서•비정규직으로 일 해오다 보니 불안의 무게가 다르게 다가온다.


웃길진 몰라도 정말 다르긴 하다. 이십 대 때와 지금의 체력이.

이십 대 일 땐, 해외생활 하면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을 체력적으로(몸과 마음 둘 다) 회복이 빨리 되기도 하고 ‘다시 하면 되지’란 마인드가 베이스라 금방 다른 것에 도전하곤 했는데 이제는 예전처럼 무작정 버티기도 힘들고 실패하면 다시 도전할 에너지 감소가 너무 커서 쉽사리 무언가에 도전하기를 꺼려하게 되는 것 같다.


이제는 정말 인생을 대충살 수 없는 시점에 들어선 것이다.


무엇을 내려놓을지

무엇을 계속할지

어떤 기준으로 살지


정하고 정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


내 인생이 망한 건 아니지만 정리할 게 너무나 많은데 하나도 정리되지 않은 방안에 나 홀로 덩그러니 남겨져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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