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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한 모금

시 한 모금

19. 마음만 먹으면

by 조유상

간밤 늦게 들었는데

새벽을 뒤척이게 하는

뭔가가 있다


구름 몰리다

홍해처럼 갈라지며

송편달 통통히 오르던

엊저녁


밤은 쉽게

어둠으로

곤두박질치지 않는다

아니

먹장구름으로

쉬이 곤두박질

치기도 한다


빠르게 달라지

하늘의 기운


오래 어두웠다


긴 겨울과

찬기운 가득했던

아슬아슬하고 숨 가뻤던 나날

어둠은 길고 길었다


그 긴 어둠도

맘만 먹으면


그 막막하던 어둠

걷히는 건 한 순간이다


떼로 몰려오던 구름

그 안에 웅크렸던 새벽


빠르게 동터오는 새벽 앞에

어둠은 꼬릴 감춘다


이길 수 없는

새벽을 맞이하는

설렘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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