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모금

68. 여름 숲의 하루

by 조유상

(겨울에 꺼내먹는 여름 시)


어둠이 올라가고 햇살이 뽀얀 얼굴 내밀면

빛이 나무 사이로 비치는지

나무가 빛을 뿌리는지

온 숲으로 빛이 골골이 들어찬다

숲은 간밤에 목말랐던 꿈을 이슬로 적시고

밤새 꾸었던 꿈은 숲에 펼쳐 놓는다


어둠이 내려오면 햇살은 더 놀다 가겠다 칭얼대고

숲은 무엇이 내 것인지 내 것이 무엇인지

생각도 마음도 흐릿해지는 시간이 된다

나무도 풀도 꽃도 놓아야 숲은 꿈을 꾸기에

잡고 있던 낮의 행복을 놓고

깊은 꿈 속으로 빠져든다



어둠도 숲의 꿈을 손짓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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