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채집하지 못한 날들 2

15. 일상을 풍요롭게

by 조유상


봄부터 가을까지 뜰에는

안팎으로 꽃이 가득하다

소소한 꽃들이 지천일 때

꽃 한두 송이 잘라다

식탁에 올려 들인다



무심한 식구들에게

꽃으로 말을 걸고

꽃으로 눈길을 이끈다

꽃의 화사함을 밥에 얹는다



봄이면 봄을 들이고

여름이면 여름을 들인다

가을이면 가을을 묻어오는 꽃

밥 먹으며 가끔

갈 데 없는 눈길은

꽃에 두기로 한다


밥이 꽃처럼 향기롭고

밥이 꽃처럼 피어나게



꽃과 함께 먹는 밥은

찬이 없어도 꽃밥이다

꽃으로 피어나고

꽃으로 이울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