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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한 모금

시 한 모금

2. 가벼워지기엔 일러

by 조유상

연휴 주말 내내 비 온다더니

날이 든다.

들다니...


번쩍 들어?

안 무거워?

아...


하늘 눈물 한 동이 비워내니

가벼워졌고나

그득히 담고 있던 검은 울음


간만에 까치 날며 찍 똥을 싸

제 몸 가볍게 만들더니


너도 그랬구나


가득한 건 비워졌던 그릇 덕분

비워진 건 그득했던 슬픔 까닭


가매기가 다시 밀려오는 먹구름 앞에서

까악까악 주억거린다


아직은,

아직은

아니라고


남은 무게가

물안개로 자욱하다


서둘러 들였던 맑음을

다시 갈마들인다


딸르지 못한

젖은 마음


물보라 하늘은

몰멩진 마음




*가매기 : 까마귀의 제주말

딸르다 : 따돌리다의 제주말(아래 하를 써야 하는데 한글 프로그램에서 써서 옮기니 적용 안 되서ㅠㅠ)

물보라 : 제주 수망리의 옛 이름

몰멩지다: 숫기 없다의 제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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