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화해의 열쇠
우리 막내는 시인이자 화가...?
막내 5학년 때일이다.
말다툼 않고 사는 부부가 있으랴?
우리가 어느날 투닥거렸다.
뭘 가지고 그랬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날 막내는 자기 전에 내게 제 주먹을 쥐고 와서는
살그머니 내 손바닥에다 뭘 건네주는 시늉을 했다.
(...?)
뭐냐고 그랬더니, "열쇠~" 란다.
...? "뭔 열쇠?"
"화해의 열쇠~"
(풋...웃음이 나왔지만,)"엄만 안 받을래."
그랬는데, 그날 밤 막내는 시를 썼다.
그걸 가지고 아마 학교가서 학습 발표회 전에 그림을 그렸는가보다.
학습 발표회날 가서 보니 시와 그림이 있었다.
오늘 방학을 맞아 가지고 왔기에 사진을 찍어 기록을 남긴다.(2013년 12월 27일)
고맙다, 우리 우엥이~
너 땜시 엄마, 아빠가 웃는다...
화해의 열쇠
엄마 아빠가
말다툼을 했다.
저녁 때 나는
엄마한테 열쇠를
건네어 드렸다.
엄마는 열쇠를
안 받으셨다.
나는 저녁때
가족 몰래 슬금슬금
안방으로 들어가
엄마 앞에는 열쇠를
아빠 뒤에는 자물쇠를
드렸다.
다음날 아침에는
엄마와 아빠가
화해의 열쇠를
화해의 자물쇠에
꽂아서 봉인이 풀렸다.
엄마 아빠 마음엔
꽃씨가 생겼다.
무지개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