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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한 모금

시 한 모금

15. 사랑, 그까잇 게 뭐라고

by 조유상

사랑 2


며느리가 전화를 했다

반가운 마음에 통화를 누르니

말소리 대신 흐느끼는 소리


어, 울고 있구나

우리 지인이 많이 힘들구나...


힘들어서 엄마한테 전화했어?

띄엄띄엄 내 입에서 나오는 느린 말


대답 대신 눈물이

무선을 타고 건너온다


흐느낌이 딱따구리로 날아와

귀와 가슴을 후벼 판다


우울이 파 놓은 우물에

밝고 화창한 마음 풍덩 빠뜨린

며느리는 다른 사람이 된다


한참 울다 끊고는

‘죄송해요’ 메시지 날아온다


손가락으로 며느리에게 타전하는 말


죄송하긴...

엄마한테 말할 수 있으면

다시 전화해

기다릴게


언제든, 쉬고 싶으면

엄마한테 와도 돼


지인아...

넌 혼자가 아니야

꼭꼭 안아주고 싶다

사랑한다 지인아


목소리로 건너온 울음에

손으로 전하는

화살보다 빠른 마음


전하는 건

언제나 사랑 한 움큼

내가 열어둔 건 귀 하나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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