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은 대체로 평범하다

정의를 내리지 말자

by 봄보

언제부터인가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 우리는 자신의 행동이나 감정의 원인을 자존감과 연결 짓곤 한다.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가 봐."

"저 사람은 자존감이 높아서 그래."

과연 그럴까?


사람은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그것을 한 단어로 정의하고 싶어 한다.
정의 내림은 편하다. 스스로의 상황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대부분은 그러하니까' 라는 말에 기대어 자신을 합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MBTI도 비슷한 맥락이다. 총 16가지의 조합으로 사람을 설명한다.

물론 흥미롭고 어느 정도는 맞는 듯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로, 인간이라는 복잡하고 유동적인 존재를 단 몇 글자로 온전히 설명할 수 있을까?


삶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처한 상황과 감정은 그때마다 달라지고,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온다. 정의 내리려 하지 말자.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배경, 경험, 선택을 안고 살아간다. 그렇기에 쉽게 판단할 수 없고, 하나로 묶을 수도 없다. 대부분의 우리의 하루는 사실 특별하지 않다.

어느 날은 무기력하고,

어느 날은 조금 웃을 일이 있고,
어느 날은 이유 없이 외롭고,
또 어느 날은 괜히 기분이 좋다.

이게 정상이다.

대부분의 인생은 그저 그렇게, 평범하게 흘러간다. 물론, 큰 고통이나 극적인 행복이 찾아올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은 언제나 예외일 뿐, 우리의 삶은 대부분 '보통'이라는 이름의 연속이다. 그러니 너무 행복을 추구하지 않아도 된다. 행복하지 않을 때, 스스로를 쓸모없게 느끼지 말자.


가끔 찾아오는 행복은 반가운 손님처럼 마음껏 반기고, 예고 없이 닥쳐오는 불행은 잠시 머물다 갈 손님처럼 조용히 견뎌내자. 행복도, 불행도 오래 머물지 않는다.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매일 또 다른 하루를 살아간다.


누군가의 정의로 자신의 삶을 축소하지 말고,
누군가의 기준으로 타인을 단정하지 말자.

정의하지 않을 때 비로소, 삶은 있는 그대로 보인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진짜 나를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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