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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절함이 사라진 시대

인스턴트 사랑 말고 진짜 사랑이 하고 싶다.

by 초콜릿 한스푼


날이 추워져서일까?

밤과 새벽이 되면 요즘따라 슬프고, 애절한 곡을 찾아 듣곤 한다.

노래를 가만히 듣다 보면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날도 있다.


그저, 감정에 치우치고 싶은 것일 수도 있고,

혹은 풀지 못한 감정을 이렇게라도 해소하기 위함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슬픈 곡이 필요하고 그래서 슬픈 곡을 찾아 듣고 있다.


오늘은 플레이리스트를 찾아보다가

사극풍의 노래가 눈에 들어왔다.


이루지 못한 어떠한 것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나는 노래들이었고, 목소리가 그 절절함을 잘 표현해 주어서 듣는 내내 곡에 빠져들었다.

요즘은 사랑도, 일도, 꿈도 그 무엇도 쉽고 빠르게 이루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절실함과 애절함은 저 멀리 사라진 시대가 아닐까? 생각했다.

절절함과 애절함이라는 감정은 무엇일까?

마음에 아로새겨진 고통이라는 감정과 같은 것이 아닐까.


현대인들은 이러한 절절함이라는 감정보다는 즉흥적, 쾌감만을 찾는 이유가 뭘까?

아마도 절절함이라는 감정을 느끼기에는 그 감정으로 인해 수반되는 감정적, 정서적, 정신적 소모가 커지는 과정을 지켜볼 여유가 없어서일 것이다.

여유가 사라지다 보니, 감정에 치우치기보다 빠르게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자극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위와 같이 에너지가 크게 소모되는 일들이라고 생각한다.

에너지가 적게 소모되고, 빠르게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일들은 한낱 물거품에 지나지 않는다.


사랑에 있어서도 천천히 끈기 있고, 은근하게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도 이와 같은 개인적인 식견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을 쉽게 시작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과거에는 신분의 차이로 이루지 못한 사랑이 참 많았는데.

신분의 격차가 사라진 지금은 사랑을 가로막는 그 어떤 것도 없는데 왜 고작 가벼운 사랑만 하게 되는 걸까?


물론 사람에 따라 사랑의 형태는 다르지만, 대체로 들려오는 소식들은 늘 가벼움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이라서 안타깝게 여겨진다.


글을 쓰다 보면 감정적인 영역을 많이 소모하게 되는데,

그래서 오늘처럼 '사랑'과 관련해서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끄적여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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