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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콜릿 한스푼 Feb 01. 2024

렌즈 착용이 라섹 검사까지..

내가 안경을 쓴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중학교 2학년 때쯤부터 가끔씩 착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가끔씩 쓰던 안경을 고등학교가 되어서는 매일 착용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대학교 때는 멋 부린다고 렌즈 착용은 할 줄 몰라도 평상시에는 안경을 안 쓰고 있다가 수업을 수강할 때만 안경을 착용하는 식으로 번거롭게 살았었다. 아마 이 마저도 얼마 못 가서 늘 착용하는 것으로 바뀌긴 했지만...


안경을 착용하고부터 어느 순간 꾸미기를 포기했다.

안경 때문일 수도.

아니면, 그때 즈음 해서 내 관심사는 꾸미기보다는 학업과 빠른 취업 등에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가장 꽃다운 나이에 나의 관심사는 연애, 꾸미기보다는 '현생 살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가 참 좋았는데 왜 그리 일찍 철든 척하며, 남들과 다르게 살려고 그토록 노력했는지 그때의 내가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때도 충분히 어렸으니까 응석도, 투정도 부리고, 사고도 좀 치면서 살았어도 괜찮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의 현생 살기에 찌든 생활은 10년 넘게 지속되었다.


나는 생각보다 고지식하고, 한번 아니면 아닌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한 번쯤 눈 돌릴 법도 하고, 다르게 살 법도 했는데 꽤 오랫동안 살던 방식을 고수하며 살아왔다.


그런 내게도 변화가 생겼다. 내 인생 최고로 외모에 관심을 가진 시기는 지금이 아닐까 싶다. 서른 초반이 되어서야 관심이 생기다니...


그전에는 여자나 남자나 할 것 없이 왜들 그렇게 꾸미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귀찮다는 감정이 더 컸고, 그것보다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이성에 관심이 1도 없었다는 게 자연스레 외모 꾸미기와 이어졌던 것 같다.


외모 꾸미는 건 자기만족이라고도 흔히들 말하지만, 결국은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구가 강할 때 꾸미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이성에 관심이 많은 시기니까 맞는 것 같다.


이성들의 관심을 받게 되니,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이게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다. 어차피 누군가의 관심을 받는다는 것도 한시적인 것이니 그런 한시적인 것에 목을 매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웃기게도 이 한시적인 것들도 누릴 수 있을 때 누려야 한다는 생각에 요즘에는 그저 그 한시적인 것들을 더 잘 누리기 위해 노력 중인 것 같다.


무튼 그렇게 이성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시기에 더 외모에 신경을 쓰게 되고, 그렇게 인생 처음으로 30대에 렌즈 착용이 시작되었다.


처음 렌즈를 구입하러 갔을 때,


"몇 년 전에 렌즈 착용을 시도한 적 있었는데 눈에 너무 안 맞아서 고생했던 경험이 있어요. 그 후로 아예 착용을 안 했는데 괜찮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네, 그럼요." 하기에 이번에는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겠다. 기필코 해내겠다.라는 마음을 냈다.


그렇게 친구와 가서 한 시간가량을 렌즈를 착용하는데 낑낑거리는 나를 응원하며 기다려준 친구 덕에 결국은 혼자서 렌즈 착용에 성공했다. 렌즈를 착용하면서도 옆에서 도와주는 직원분과 친구에게 얼마나 미안하던지... 진땀을 뻘뻘 흘리며 착용했다.


이것도 내가 하도 착용을 못하니까 도와주던 직원분께서 대신 착용을 도와주셔서 그 후에 감을 익힌 후 렌즈 착용에 성공했던 거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좋았었는지 렌즈를 끼자마자 건조증도 없었고 세상이 너무 잘 보이는 거였다. 게다가 렌즈를 착용하고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러 갔는데 친구가 나한테 이렇게 말하는 거였다.


"OO아 너 눈 진짜 이쁘다. 진작에 렌즈 착용하지."라고. 


나도 한 때는 내 얼굴 중에 가장 예쁜 곳을 꼽으라면 눈을 꼽았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것조차 그렇게 예쁜가?라는 생각을 하며 살았었는데, 친구의 말에 다시금 잊었던 자신감을 되찾았던 것 같다.


그렇게 두어 번 더 착용을 했고, 그때마다 주변인의 반응이 너무 신기해서, 결국은 라섹? 수술을 받기 위해 지금은 병원까지 와있게 되었다.


평생 해보지 않는 곳에 지출 = 렌즈

그것이 또 다른 지출로 이어졌다.


나는 과연 시력 교정 수술을 하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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