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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콜릿 한스푼 Feb 14. 2024

밸런타인데이 그녀가 그녀들에게

남자친구 없는 그녀의 소비

남자친구가 있은 날보다 없는 날이 더 많은 그녀. 그녀는 그녀 인생에서 밸런타인데이를 제대로 챙긴 적이 딱 한번 있었다. 그런 그녀가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밸런타인데이를 맞이했다. 바로 오늘이다. 그녀가 밸런타인데이 때 남자친구가 없으면 이제는 그녀만의 방법으로 그날 하루를 보내는데 그 방법은 그녀의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것이다.


밸런타인데이의 정확한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네이버 사전 참조


정확한 개념은 이렇다고 한다.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 바로 밸런타인 데이. 또 그다음 달인 화이트 데이가 되면,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날이 바로 화이트 데이다. 그녀는 무슨 날 무슨 날 챙기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이 되자 무슨 날이 되면 괜스레 기대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그녀도 모르는 사이 그녀의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오늘 바로 밸런타인 데이에 가장 잘한 소비는 바로 2,000원만큼의 소비라는 것. 그녀는 사실 사람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다.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특징이 있는데, 사람을 좋아하는 만큼 그 이상으로 마음에 상처도 많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상처받는 것보다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크기에 항상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두며 살아간다고 한다. 그런 그녀답게 회사 사람들과 그렇게 많이 가깝지 않으면서 그들을 챙기기 위해 비품을 구입하러 간 다이소에서 그들에게 선물할 초콜릿을 따로 구입했다고 한다.


과한 선물은 그녀도 부담스럽고, 받는 상대도 부담스럽기에 그녀는 그녀에게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초콜릿들을 골라서 구입한다. 그리고, 사무실로 돌아와 비품을 정리해두고, 사 왔던 초콜릿을 몰래 꺼내어 여초 회사의 (여) 팀장님, (여) 과장님들께 초콜릿을 준다.


그녀는 초콜릿을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원래 남자친구한테 주는 날이 바로 오늘 밸런타인데이래요! 남자 친구가 없어서 팀, 과장님들 드리려고 사 왔어요."라고.


그녀 나름의 위트 있는 방식으로 초콜릿을 전달한 것이었다. 팀, 과장님들은 모두 여자분들로 기혼자이며, 자녀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그녀가 초콜릿을 받을 일보다 줄 일이 많겠거니 싶어서 그녀들을 위한 소소한 마음을 전달한 거였다.


누군가는 이런 그녀를 만나면 귀엽게 바라보기도 하겠지만, 또 어떤 이는 유별스럽다고 좋지 않게 바라보는 사람도 있을 거다. 사람은 늘 하나를 겪어도 다양하게 받아들이기 마련이므로. 어쩌면, 별스러워 보이는 그녀의 행동은 그녀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조금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을 거다. 그녀의 행동에 타인이 뭐라고 판단하든 그녀의 마음은 선의로 행한 것이니, 결국은 상관없는 것 아닐까?


다른 사람에게 초콜릿을 선물한 그녀는 아직까지 그 누구에게도 선물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하느님을 믿진 않지만, 하느님이 있다면
이렇게 착한 그녀에게 멋진 남자친구를 선물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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